미국은 6일 9.11 테러참사의 배후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최고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를 국제테러범으로 재판에 회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미국은 그러나 이들이 반드시 미국 법정에 세워질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탈레반 정권과 항복 협상을 벌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반군 지도자들에게 사실상 협상의 조건을 간접 제시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빈 라덴은 물론그를 비호한 오마르도 `정의의 심판대'에 세워질 것이라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테러범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자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면서 "대통령의 그 같은 발언은 오마르에게 직접 적용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부를 처벌할 것이며 오마르의 사면 여부와 관련된 어떤 협상에도 반대한다고 말해오마르의 사면 요청을 일축했다.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그러나 빈 라덴과 오마르가 반드시 미국 법정으로 인도되지 않을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될 가능성은 생각하기 싫지만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아프간 반군은 수천명의 투항 탈레반군 중에서 탈레반 지도부와외국인 자원병을 골라내야 하며 외국인들의 경우 일단 구금한 뒤 본국으로 돌려보내재판에 회부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수반은 CNN과의 인터뷰에서오마르가 칸다하르를 넘겨주기로 합의했다면서 오마르가 테러 단념을 약속할 경우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