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이 탈레반전사들에 대한 사면과 최고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의 안전보장을 조건으로 최후거점 칸다하르를 반탈레반 파슈툰족 군벌에 넘겨주기로 6일 합의,사실상 항복했다. 오마르의 이같은 결정에 따라 탈레반과 교전중인 파슈툰족 반군 지휘관들은 이날부터 휴전을 선언했다.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수반은 탈레반의 항복과 관련, 미국 정부가 요구한 대로 오마르를 체포할 지 여부에 대해 밝히길 거부했으며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가담중인 수백명의 아랍,파키스탄, 체첸, 기타 외국인 처리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카르자이 수반은 그러나 앞서 빈 라덴을 추종한 용병들은 명백한 범죄자이며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고 언급해 처리여부가 주목된다. 그는 CNN과의 위성전화 인터뷰에서는 오마르와 파슈툰족 지역사령관, 종족 지도자들이 탈레반 투항에 합의했다고 밝히고 탈레반 전사들이 조직을 해체하고 귀가할수 있도록 할 것이며 오마르도 테러리즘을 단념한다는 약속을 한다면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오마르가 '품위있게 살도록' 허용하는 어떠한 협상도 거부하고 빈 라덴 역시 생포, 사살여부에 관계없이 반드시 국제테러전범으로 법정에 세울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빈 라덴은 물론, 그를 비호한 오마르도 "정의의 심판대"에 보내질 것이라는 대통령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이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했다.대통령의 발언은 오마르에게 직접 적용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탈레반과 카르자이 과도수반, 물라 나키불라와의 칸다하르 통제권이양 협상에 대해 반파슈툰족 지도자인 굴 아그하 전 칸다하르 주지사는 자신이 협상테이블에서 배제된 데 이의를 제기, 나키불라도 '탈레반과 같은 편"이기 때문에 그의 어떤 역할에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무력으로 칸다하르를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그의 대변인 굴-에-랄라이가 전했다. 미 B-52 폭격기들은 빈 라덴이 숨어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잘랄라바드 북동부 토라 보라 등 산악은신처에 폭격을 계속했으며 반탈레반 병력도 이틀간 공격을 계속해왔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탈레반의 칸다하르 이양 합의로 대테러전쟁의 초점은 빈 라덴의 색출로 좁혀졌다"고 말해 앞으로 전개될 아프간 군사작전의 전술적 수정 가능성을 내비쳤다. 압둘 살람 자이프 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는 탈레반의 칸다하르 포기결정에 따라 무자헤딘(이슬람전사) 사령관출신 나키불라가 수일내 칸다하르 통제권을 넘겨받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나키불라는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아프간 대통령의자미앗-에-이슬라미당의 일원으로 1980년대 대소항전을 이끈 무자헤딘 사령관출신이며 그동안 탈레반과 싸운 주요 병력을 이끌어 왔으며, 칸다하르 지사 권한대행 역할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자이프 전 대사는 "물라 오마르는 아프간 국민의 희생을 피하고 생명과 아프간인의 존엄성을 보장하기위해 (투항)결정을 내렸다"고 말하면서 탈레반의 앞날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해 탈레반에 `운명의 날'이 왔음을 인정했다. 그는 또 오마르는 칸다하르를 파슈툰 군벌에 이양하고 종족 지도자들의 보호하에 있기로 했다면서 모든 탈레반 병사들이 7일부터 나키불라에 무기를 넘겨주기 시작할 것이며 무기양도에는 3-4일 걸릴 것"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 합의가 칸다하르 남부 산악지대와 남서쪽 스핀 볼다크 마을 등지에 흩어져 있는 탈레반 잔류 병사들에게도 적용되는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자이프 전 대사는 또 탈레반의 칸다하르 포기합의는 오마르가 카르자이 수반이 아닌 파슈툰족 종족 지도자들과 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키불라의 허가없이 카르자이가 칸다하르에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나키불라 사령관은 AP통신과 BBC,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마르 신병처리 방침 등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당장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탈레반의 마지막 붕괴인 것 같다"고 말하고 "이는 처음부터 이행해온 전략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슬라마바드.카불. 퀘타 AP.AF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