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탄저균 테러공포에 떨던 지난달 미국 전역의 낙태시술병원들에 수백통의 탄저균 협박 편지를 보낸 혐의를 받고 있는 클레이턴리 와그너(45)가 5일 체포됐다고 연방수사국 (FBI)이 밝혔다. 낙태반대론자인 와그너는 지난 2월 자동차 절도 등의 혐의로 복역중 탈옥한 뒤 낙태시술병원 280곳에 `신의 군대'라는 서명과 함께 백색가루가 든 협박편지를 발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편지에 든 백색가루는 탄저균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었다. 와그너는 신시내티시 교외의 한 복사가게에서 체포될 당시 현금 1만 달러와 탄알이 장전된 40구경 소총, 컴퓨터 부품 등을 소지한 상태였으며 체포되자마자 곧바로 재수감됐다. 존 애쉬크로프트 법무장관은 낙태시술병원에 탄저균 협박편지들이 잇따라 배달되자 와그너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와그너도 지난주 조지아의 한 낙태반대운동가의 집에 나타나 탄저균 협박편지소동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었다고 당국은 밝혔다. 지난 7월에도 자신이 와그너라고 주장하는 한 사람이 인터넷메시지를 통해 낙태시술을 제공하는 사람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 낙태시술병원들이 경계상태에 돌입했었다. 와그너가 체포되자 전국낙태연맹(NAF)측은 "와그너가 체포돼 안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검찰은 와그너가 이미 절도와 강도, 불법무기소지 등의 전과외에 3건의 폭력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기 때문에 '삼진아웃제'에 따라 보석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며 무기징역형을 구형할 수는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시내티 AP=연합뉴스) yc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