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군이 5일 실시된 총선에서 타밀 반군의 선거방해를 차단한다는 이유로 일부 도로를 봉쇄해 13만여명의 소수 타밀족 주민들이 투표를 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군 대변인은 이날 타밀 반군이 선거방해를 획책할 것이라는 정보가 입수됨에 따라 동부의 바티칼로아와 북부의 바부니야의 도로들을 봉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타밀족 13만명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돼 총선의 공정성을 둘러싸고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유럽연합(EU) 소속 선거감시단 대표는 "수천명에 이르는 유권자들의 투표권을박탈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이번 선거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타밀족 주민들은 야당인 타밀 정당들을 지지하고 있다. 한편 선거관련 폭력도 계속됐다. 이날 칸디지역에서는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한 투표소를 습격해 수백장의 투표용지가 들어있던 투표함 2개를 불태웠다고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괴한들은 이 과정에서 투표소를 지키던 무장 경관 2명을 무력화했으며 10여명의선관위 관리들도 아무런 손을 쓰지 못한 채 지켜봤다. 또 북서부 아나마두와에서는 집권 국민동맹(PA)과 야당인 통일국민당(UNP) 지지자간 총격전이 벌어져 어린이 1명이 숨지고, 콜롬보 인근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의 고향 선거구에서도 경찰의 총격으로 1명이 사망하는 등 지난 10월 21일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 사망자 수가 50명을 넘어섰다. 내전종식이 핵심쟁점으로 떠오른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지금까지 6만4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18년간의 내전이 한층 심화될지,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타밀반군 세력과의 평화협상이 진행될지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콜롬보 AP.AFP=연합뉴스) yunzhe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