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치러진 대만 총선 및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집권 민진당에 참패한 국민당 고위간부들이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모임에 참석하고 당내 롄잔(連戰)주석 사퇴론도 제기되는 등 분열 가속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의 중국연구 관문인 홍콩 현대중국연구소의 장-피에르 카베스탕 소장은 4일 저녁 연구소에서 열린 '대만 선거 평가' 세미나에서 "샤오완창(蕭萬長) 전 행정원장과 왕진핑(王金平) 입법원장 등 국민당 부주석들이 리 전 총통이 결성한 정파모임에 참석, 국민당 분열 가능성 등과 관련해 주목된다"고 말했다. 선거 현장에 다녀온 카베스탕 소장은 '국민당 분열 가능성' 질문에 대해 두 사람을 비롯한 국민당 고위 간부들이 롄 주석의 반대에도 불구, 지난 3일 열린 '중지(衆智)를 모으는 모임(群策會)' 창립 리셉션에 참석함으로써 국민당내 리 전 총통 측근들의 향후 동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관측통 다수는 선거 이전부터 국민당의 제4차 분열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지난해 3월 총통 선거에서 롄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출마한 샤오 부주석은 당내외에서 신망이 두터운 편이며, 왕 부주석은 민진당 정부 출범 후 여소 야대 정국에서 입법원장으로 천 총통 탄핵을 주도한 인물이다. 홍콩 일간 빈과(果)일보는 4일 리 전 총통이 결성한 이 단체가 천총통이 주도하는 '국가안정연맹'의 외곽 조직이라고 규정하고 국민당내 두 부주석의 모임 참석이 주목되며 이를 계기로 당내 분열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만 독립의 교부(敎父)'로도 불리는 리 전 총통이 재정과 법률 등 각 방면의 인재들을 모아 조직한 이 단체는 명의상 정책 조직이나 사실은 독립파들의 정예 조직으로 천 총통의 통치 기반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들은 리셉션에 천 총통과 장쥔슝(張俊雄) 행정원장 및 입법, 사법, 감찰, 고시(考試) 등 4개 부문 원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등 리덩후이-천수이볜 연대의 폭발력을과시했다고 전했다. 한편 4일 열린 국민당 선거평가회에서는 일부 의원들이 롄 주석에 대해 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고 촉구한 가운데 중앙 상무위원인 마잉주(馬英九) 타이베이시장 등은 롄 주석 옹호론으로 반박하는 등 내연 조짐을 보였다. 마 시장은 "선거참패 책임에 대한 공방보다 탈당 인사들을 불러 들이고 당내 개혁을 추진하는 일이더 시급하다"면서 지난해 총통 선거를 앞두고 탈당해 친민당(親民黨)을 창당한 쑹추위(宋楚瑜) 주석 등과의 연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분열 위기에 직면한 국민당 지도부는 5일 열리는 주례 중앙상무위원회에서 당내 개혁 및 친민당과의 연대 등 향후 진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전망이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