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대적인 보복에 나섬에 따라 지난 주말 예루살렘 등지에서 연쇄 자살폭탄테러를 감행한 팔레스타인 과격단체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3일 경쟁적으로 테러를 감행했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과격단체로 하마스와 지하드,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을 꼽았다. 이중 하마스와 지하드는 세계의 주요 급진 이슬람단체 중 팔레스타인계 양대 단체로 분류된다. ▲하마스=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활동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널리 알려진 이슬람무장단체로 87년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봉기) 직후 탄생했다. 하마스는 당초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산하의 무장조직이었으나 PLO 지도부가평화협상의 길을 택하자 이에 반발해 뛰쳐 나왔다. 미국-이스라엘-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합의했던 오슬로 평화협정에 반대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땅에서 이스라엘을 완전히 몰아내고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갖고 있다. 정예 멤버가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수만명의 지지자와 동조자를 갖고 있고 산하에 정치조직과 군사조직을 두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학교와 병원을 짓고 사회적.종교적으로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하마스는 특히 요르단강 서안보다는 경제상황이나쁜 가자지구의 대중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하마스내 군사조직은 이스라엘 공격 목표를 겨냥해 일련의 유혈공격을 감행하는 역할을 해왔다. 96년 2-3월 수차례 버스폭탄테러를 통해 이스라엘인 6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97년에도 테러공격을 가해 15명을 살해했다. 올 들어서도 지난 8월예루살렘 피자가게 폭탄테러의 주범임을 공공연히 밝히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창설자인 아흐마드 야신은 89년 이스라엘 당국에 체포됐다가 이스라엘 모사드요원과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97년 석방돼 현재 정신적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지하드= 이슬람 지하드로 불리는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중 정체가 거의 밝혀지지 않고 베일에 싸여 있는 그룹이다. 학교와 병원을 운영하는 방대한 조직인 하마스에 비해 지하드는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작고 사회적.정치적인 활동은 벌이지 않는다. 본부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으며 시리아와 이란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하드 역시 친서방 성향 아랍정부에 반대하며, 성전을 통한 이스라엘의 멸망과 이슬람 팔레스타인 국가의 창설을 꿈꾸고 있다. 70년대 가자지구에서 출범해 주로 이스라엘 점령지역에서 활동해 왔지만 때로는 요르단과 레바논에서도 테러를 감행했다. 95년 10월 몰타에서 살해된 지도자 파티샤카키의 죽음을 기려 매년 추모일에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올 들어서도 지난 6월 텔아비브 시내 디스코장 폭탄테러로 이스라엘 젊은이 21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11월에도 버스 폭탄테러로 3명을 살해했다. 83년 베이루트 미 대사관과 프랑스 주둔군 사령부를 공격했던 레바논계 이슬람지하드와는 다른 단체다.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을 점령한 67년 창설됐으며, 아랍 민족주의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결합한 단체로 유명하다. 하마스.지하드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을 파괴하고 중동에서 서방의 영향력을 몰아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지하드와 함께 시리아 다마스쿠스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76년 파리에서 아테네로 가던 에어 프랑스 항공기를 공중 납치하는 등 서방항공기 3대를 납치해 전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세계적인 테러리스트 조지 하바시에 의해 만들어진 PFLP는 특히 70년대 독일의 바더 마인호프, 일본 적군파 등 전세계 테러조직과 연계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구성원은 레바논과 이스라엘 점령지역, 시리아 등지에서 활동하는 800여명이며, 원래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안에서 하마스에 이어 두번째 무장 조직이었지만 78년부터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파타운동과 완전히 다른 전략을 추구, 이탈했다. PFLP는 이후 80년대말 옛 소련이 붕괴하고 마르크스-레닌주의가 퇴조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고 99년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인정한다고 발표, 과격성을 벗어던지는 듯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바시에 이어 단체의 수장이 된 아부 알리 무스타파는 70년대의 과격 일변도 성향으로 회귀했으며, 특히 지난 8월 이스라엘 군에 의해 자행된 무스타파 암살은 단체 구성원들을 극도로 자극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