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시내 쇼핑가에서 수제폭탄으로 무장한 2명의 테러범들이 1일 밤 자폭테러를 감행, 범인을 포함해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170명이 부상했다고 경찰 대변인이 밝혔다. 폭발사건은 이날 밤 10시쯤 상점과 레스토랑이 밀집한 서예루살렘의 쇼핑가인시온광장과 벤 예후다 거리에서 50m 간격을 두고 연달아 발생했다. 현장 의료진은 사상자들의 대다수가 10대 후반과 20대의 젊은이들이며, 상당수가 위독한 상태라고 전했다. 사상자 수는 계속 불어나고 있는 상태다. 벤 예후다 쇼핑가는 보통 유대교 안식일인 토요일 저녁 젊은이들로 붐비는 장소이며, 지난 1997년을 비롯해 과거 여러 차례 테러공격의 목표물이 돼왔다. 목격자들은 사고 현장에 시신들이 나뒹굴고, 팔, 다리, 손가락들이 참혹하게 흩어져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질린 채 울부짖고 있다고 참상을 전했다. 폭발로 인해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주차중인 차들도 차창이 깨어져 나갔으며, 거리의 상점 진열장에는 사상자들의 피가 여기저기 튀었다. 폭발 직후 쇼핑가의 커피숍과 레스토랑들은 문을 닫았으며, 손님들은 안으로 급히 대피했다. 자살폭탄테러가 터진 지 20여분 후 시온광장 인접 라빈 쿡 거리에 주차중이던차 속에서 폭발물이 다시 터지는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났으나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밝혀졌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지금까지 우리가 당한 최악의 테러공격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 대변인은 "단연코 의심의 여지없이 테러와의 싸움에 적극 나서지 않는 아라파트에게 책임이 있다"고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책임을 돌렸다. 현재 미국을 방문중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정상회담을 하루 앞당겨 2일로 옮기고, 회담 후 곧바로 귀국할 예정이라고 이스라엘관리들이 말했다. 샤론 총리 대변인은 "이 끔찍한 범죄의 심각성에 상응하는 응답이 있을 것"이라면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전을 시사했다. 부시 미 대통령도 이번 테러를 강력히 규탄하고 아라파트 수반에 전화를 걸어테러범들을 색출, 체포하는데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라파트수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단순히 말이 아닌 행동을 통해 (반이스라엘) 테러의척결에 대한 결의를 보여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성명을 통해 "깊은 분노와 고통"의 표명과 함께 이번 테러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미국 주도의 평화협상을 방해하려는 세력을 비난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경찰은 이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의 요원 10여명 이상을 체포했다. 사건 후 이슬람 지하드는 영국 BBC 방송에 전화를 걸어 이번 테러를 자행했다고주장하고, 곧 추가 테러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마스와 이슬람 지하드는 하마스 고위지도자인 마흐무드 아부 하누드가 지난주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데 대한 보복을 경고해왔다. (예루살렘 AP.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