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먼지가 날리는 차가운 행성 화성이 한 때는 광활한 바다로 뒤덮이고 단위면적당 수량이 지구보다 많은 행성이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가톨릭대학 행성학자 블라디미르 A. 크라스노폴스키와 존스홉킨스대 폴 D.펠트먼 교수팀은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29일자)에서 화성 대기의 수소를 측정한 결과 한 때 1.6㎞ 깊이의 바다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화성에 물로 된 바다가 있었다는 증거는 많다"며 "그러나 화성에서는 지구와 달리 수백만 년 동안 계속된 화학반응과 소행성 및 혜성 충돌 등으로 물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크라스노폴스키 교수는 "화성 초기에 물이 많이 있었다는 것이 증명된 것은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수도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논문에서 "화성의 상층 대기에 수소분자(H₂)가 포함돼 있고 이는 화성에 물이 존재했었다는 이론적 모델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는 물 분자(H₂O)가 분해되는 화학반응에서 생성되며 이때 생성된 수소 분자는 가볍기 때문에 대기권 상층부로 올라간다. 애리조나대학의 행성대기 전문가인 도널드 M. 헌튼 박사는 "이 연구결과는 화성에 물이 풍부했었다는 이론적 모델을 관측을 통해 확인한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연구팀은 멀리 떨어져있는 행성의 대기권 구성물질을 관측하는 `원자외선 분광탐사선(Far Ultraviolet Spectroscopic Explorer)'의 화성 대기 관측자료를 분석, 사상 처음으로 수소 분자를 확인하는데 성공했다. 크라스노폴스키 교수는 46억년 전에 형성된 화성에 초기에는 깊이 1.6㎞의 바다가 있었으나 이 물은 3억 년에 걸쳐 철(Fe)이 풍부한 지표물질과 반응하면서 수소분자를 발생시켰으며 이때 발생한 수소는 대기권 상층으로 올라가고 표면은 붉게 변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또 36억 년 전에는 수많은 소행성과 혜성이 화성에 충돌, 대기 구성물질 대부분이 사라져 화성 대기에는 이산화탄소로 된 얇은 가스층만이 남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크라스노폴스키 교수는 "화성에서 사라진 물은 화성 표면 전체를 27m 깊이로 뒤덮을 수 있을 만큼이나 된다"며 "화성에는 아직도 땅속 깊은 곳이나 얼음 속에 물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화성 극지 얼음층에는 화성 표면 전체를 13.5m깊이로 덮을 수 있을 만큼의 물이 들어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