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탈레반 압박강화 ... 해병대 500명 추가 배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배치 지상군 수를 1천명으로 늘려탈레반과 알-카에다를 궤멸하기 위한 공세채비를 강화하면서 아프간전을 끝내기 위한 막바지 수순에 들어갔다.
미 주도 대테러동맹의 대변인 켄튼 케이스는 27일 이슬라마바드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미 해병대원 500명이 이날 늦게나 28일 중에 탈레반이 마지막 저항을 하고있는 칸다하르 인근의 사막 비행장에 도착해 먼저 투입돼 작전에 들어간 1진 병력과 합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아라비아해의 함정에서 헬기로 투입된 1진 병력 500여명은 사막비행장을 전진기지로 해 순찰지역을 확대하며 작전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들 해병대원들은 AH 코브라 헬기와 해군 F-14 톰캣전투기의 지원하에 칸다하르를 포위하고 있는 반탈레반 병력의 군사작전을 돕고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 조직원들의 은신처 수색에 나서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아프간 개전이래 처음으로 배치된 지상군인 미해병대원들이 "연기를 피워 적을 내몰고 있다"면서 "도주하는 적을 붙잡아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탈레반은 남부의 마지막 거점인 칸다하르를 결사적으로 사수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칸다하르의 주민들은 탈레반 병력의 사기가 저하되고 공격에 대한 공포에휩싸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최근 칸다하르를 빠져나온 주민 모하메드 아산은 "탈레반 병력이 이전처럼 활동적이지 않으며 과거와 같은 경계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순찰활동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탈레반 지도자 모하메드 오마르는 아직 칸다하르에 남아 탈레반 병력을 지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이슬람통신(AIP)은 탈레반이 이날 칸다하르에서 파키스탄 국경으로 연결되는 주도로상에 있는 스핀 볼다크시의 통제권을 포기하고 아차크자이와 누르자이부족에 넘겨준 것으로 보도했으나 확인되지는 않고있다.
누르자이 부족의 원로 와킬 압둘 사마드는 이와관련해 탈레반이 이날 오전 중에 스핀 볼다크시와 인근 웨시지역의 통제권을 포기하기로 약속했으나 칸다하르로부터 지시를 받은 뒤 약속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칸다하르와 스핀 볼다크시 사이에 위치한 마일풀 마을에서도 치열한 교전이 발생한 것으로 현지 주민들이 밝혔다.
한편 모하메드 누리 북부동맹 사령관은 마자르-이-샤리프 인근의 칼라이 장히수용소에서 3일째 교전을 벌여온 탈레반 외국인 자원병 포로들의 폭동을 완전 진압했다고 밝혔다.
누리 사령관은 "더이상 교전이 벌어지지 않고있다"면서 "외국인 자원병들의 사체에 부비트랩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어 28일까지 진입을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칼라이 장히 수용소 폭동으로 인한 외국인 자원병 사망자는 300∼400명에 달할것이라는 주장과 함께 600명의 포로 "거의 모두가" 숨졌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는 등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영국 군사고문의 지원을 받아 진압에 나선 북부동맹 병사는 45∼50명 정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인 5명이 미공군의 오폭으로 중상을 입고 독일로수송돼 치료를 받고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는 현장에 있던 미중앙정보국(CIA) 관계자 1명이 아직까지 행방불명인 상태인 것으로 밝혔다.
미 언론들은 CIA와 관련된 미국인 고문 1명이 폭동과정에서 살해된 것으로 보도했으나 워싱턴 당국은 이를 확인하지 않고있다.
(카불 AP.AFP=연합뉴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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