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대(對) 테러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군 전투기들이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부가 있는 것으로 믿어지는 칸다하르 동남쪽의 한 시설을 공격했다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27일 밝혔다. 플로리다주 탬파의 미 중앙군사령부 본부에서 공격 명령을 내리고 그 실황을 지켜본 후 워싱턴 귀환 중 기내에서 기자들과 만난 럼즈펠드 장관은 미군 전투기들이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지도부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히고, 현재 그 손상 상태를 평가중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 시설이 알-카에다, 탈레반 지도부 외에 국방부에 의해 알-카에다의 전위조직으로 지목된 이슬람 구호단체 `와파' 지도부와도 연계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그 곳에 있었던 것을 후회할 것이라면서 공격목표가 된 시설에 있었던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자들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상당히 중요한 인물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곳이 지도부가 자리잡고 있는 구역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모든 증거들에 보아 사소한 활동이 이뤄진 곳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한 고위관리는 탈레반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가 그 구역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보고에 따라 미군 전투기들이 서둘러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소식통들은 조종사들이 목표 시설을 명중시켰다고 보고했으나 미군기의 공습으로 지상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사망자가 있었는지, 그리고 당시 오마르가 그곳에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럼즈펠드 장관은 탬파에서 토미 프랭크스 중부사령관과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군이 빈 라덴과 알-카에다 지도부 색출에 들어가면서 아프간 전쟁은 매우 위험하고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마자르-이-샤리프 인근 `칼라이 장히' 수용소 폭동에 이은 전투가 아직 계속되고 있다면서 "마을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미군이나 동맹군, 반군 측에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탈레반과 알-카에다 지도부의 탈출을 막기 위해 파키스탄군이 산악 접경지역에 있는 170여곳의 통행로를 차단, 감시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탈레반 포로들에 대한 조사에서 지도부 은신 첩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미군의 수색작전이 칸다하르 인근, 그리고 카불 동부에서 잘랄라바드, 토라보라로 이어지는 카이버 도로 주변 등 2개 지역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으나 동굴, 터널에 대한 본격 수색에 들어갔는 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아파치 헬기 지원을 받은 해병대 병력이 칸다하르 외곽 비행장을 장악하고 주변의 장갑차와 탱크 등을 무장해제한 작전과 관련, "주둔한 병력이 압력을 가하겠지만 그들을 곧 칸다하르 진격 병력으로 단순하게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AFP.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