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새정부 구성을 위한 유엔과 아프간 정파간 회의가 27일 독일 본에서 개막했다.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본 근교 라인 강변의 페터스베르크 산정에 있는 독일 정부 영빈관에서 개막한 아프간 정부구성회의 개막 연설에서 이번 회의는 아프가니스탄에 평화를 가져오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아프간을 재건하는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피셔 장관은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우선 광범위한 대표성을 가진 과도정부를 수립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새 정부 구성과정에서 인권, 특히 여성의 인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아프간에 새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원한과 실수들은 덮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난 총장은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특사가 대신 읽은 아프간 정파회의 개막 메시지에서 이번 회의에 참석한 모든 대표들이아프간 국민들을 위해 용기와 지도력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탈레반 정권 붕괴 이후 아프간 과도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이번 회의에는 아프간 4개 정파 대표 28명과 보좌관 30명이 참석했으며 브라히미 특사가 각 정파간 이해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유엔 관리들은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원칙만 세워져 있을 뿐 회의 종료 시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유엔 특사와 아프간 정파 대표들은 이날 개막식에 이어 총회를 연 뒤 각 정파별로 비공개 협상을 시작한다. 아프간 과도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정파 간 회의는 카불을 점령한 북부동맹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급진전을 보았으며 모하마드 자히르샤 전 국왕측도 대표를 파견했다. 그러나 탈레반측 대표는 초청되지 않았다. 관측통들은 이번 회의에서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합의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아프간 정파들 스스로 정치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마련한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정파회의는 아프간의 전통적인 원로 회의인 `로야 지르가'를 개최할 수 있는 길을 열여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