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글로벌화,대학이 이끈다' 중국 대학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경제산업 글로벌화의 첨병으로 나섰다. 국제화 인재 양성을 위한 노력이다. 최고 명문대학중 하나인 칭화(淸華)대학은 최근 산업공학과를 신설하면서 외국인 교수를 학과장으로 초빙했다. 주인공은 미국 퍼듀대학의 가브리엘 살밴디 교수. '학과에 대한 모든 운영 권한을 줄테니 세계 최고 수준의 산업공학 학당을 만들어달라'는 주문이 그에게 떨어졌다. 중국 대학이 외국인을 학과장으로 초빙한 것은 이번이 처음. 칭화대는 살밴디 교수에게 연봉 10만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칭화대 국내 교수 급여의 20배가 넘는 수준이다. 칭화대 측은 "학교의 국제화를 위해서라면 돈이 얼마가 들어가든 최고의 해외 인재를 유치하겠다"며 "앞으로 5년 동안 50여명의 해외 석학을 석좌교수로 초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의 주요 대학은 영어강의 수업을 크게 늘리고 있다. '3년 안에 강의의 5∼10%를 영어로 진행하라'는 베이징시 교육위의 지침에 따른 것. 이 지침에 따라 칭화대는 1천4백40개 과목 중 원어교재를 사용하는 학과 수를 현재의 54개에서 3년 안에 5백개로 늘리기로 했다. 베이징대학 역시 원어교재 강의 비율을 2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중국 대학은 이제 선진 학문을 직수입하게 된다.중국의 기존 학사운영 체제로는 WTO 시대에 어울리는 인재를 양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중국 대학의 학문 눈높이를 서방 선진국 수준에 맞추려는 것이다(베이징항공대 선쑹화·瀋頌華 부총장)" 중국 대학들은 또 학생들의 시각을 넓혀주기 위해 해외석학을 초청,장기 특강을 맡기도 한다. 지난 6개월 동안 진마리 레헌(화학),라우린 로버트(물리),후버 로버트(화학) 등 9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중국 각 대학의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하기도 했다. WTO 가입이 중국 대학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