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평화협상 재개라는 임무를 띤 미국의 중동특사 2명이 26일 이스라엘에 도착했으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물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미 특사로 임명된 윌리엄 번스 국무부 차관보와 앤터니 지니 전 해병대 사령관의 중재노력을 계기로 폭력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국제사회가 지지하고 있는 미첼 평화안의 이행단계로 접어들 수 있는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간 뿌리깊은 불신감에서 비롯된 입장차가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이스라엘측은 팔레스타인이 극단주의자들을 구속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중단하도록 미 특사들이 역할을 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반면 팔레스타인측의 요구사항은 이스라엘이 하마스 등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요원들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표적암살의 중단이다. 야세르 아베드 라보 팔레스타인 정보장관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폭력 확대를 종식시키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지 않다면 미국의 이번 중재노력은 실패로 끝날것이며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이를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는데 이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샤론 총리는 미 특사의 도착에 앞서 양측간 긴장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한제반 조치들을 담고 있는 미첼 보고서의 이행을 위해서는 7일간의 `완전한 평온' 상태가 지속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나섬으로써 시작부터 난항을 예고했다. 팔레스타인과 유럽 당국자들은 그럴 경우 극단주의자들에게 평화정착 과정을 방해하는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된다면서 반발했다. 이와 함께 팔레스타인이 베테랑 협상가인 아메드 쿠레이아 의회 의장을 협상대표로 임명한 반면 샤론 총리는 자신과 같은 우파인 메이르 다간 장군에 협상책임을맡긴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라디오 방송은 시몬 페레스 외무장관이 다간 장군은 지나친 극단주의자여서 미 특사들과 협상을 이끌 수가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도 이런 저간의 사정을 감안한 듯 매우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리처드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특사 2명이 예루살렘에 도착한 사실을 발표하면서"평화협상이 시작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결과를 즉각 예상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예루살렘 AP.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