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동특사로 임명한 윌리엄 번스 국무부 차관보와 앤터니 지니 전 해병대 사령관이 26일 예루살렘에 도착, 중동평화 협상 재개를 위한 중재 활동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들의 도착을 앞두고 한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군 검문소에 자살 폭탄공격을 감행하는 등 지난 23일 발생한 하마스 고위지도자 암살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양측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어 중재 성공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번스 차관보와 지니 전 사령관은 이날 공항에서 이스라엘 비밀경찰인 신베트의아비 디처 국장과 군 정보기관 책임자인 아모스 말카 소장을 만났으며, 27일 아리엘샤론 총리와 시몬 페레스 총리를 면담할 예정이다. 이어 28일에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만나 양측간 휴전과 평화회담 재개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사론 총리는 보복테러 전문가인 메이르 다간을 이스라엘 협상팀 팀장으로 임명한 반면 아라파트 수반은 베테랑 협상가인 아메드 쿠레이아 의회 의장에협상 책임을 맡겨 대조를 보였다. 샤론 총리는 미 특사들과의 회담에 대비하기 위한 회의를 주재한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아라파트 수반은 테러리즘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샤론 총리는 또한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제안한 휴전안의 이행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7일간의 `무(無)폭력' 기간이 전제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야세르 아베드 라보 팔레스타인 정보장관은 미 특사들이 이스라엘측에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압력을 넣어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미 특사들이 이스라엘에 도착하기 수시간전 에레즈 지역에서 팔레스타인인 1명이 이스라엘군 검문소에 접근, 폭탄을 터트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이스라엘 국경경찰 2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팔레스타인측은 자살공격자가 테이시르 알-아자미(22)라는 하마스 대원이라고 확인했다. 이와 함께 베이트 잘라 마을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인근 유대인 마을 길목에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일어났으나 사상자는 없었다. (예루살렘 AP.AF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