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북부 쿤두즈 인근의 포로수용소에서 발생한 외국인 자원병들의 폭동이 미군의 공습지원과 북부동맹의 진압작전으로 소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26일 현재 일부 포로들이 탈취한무기로 이틀째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파키스탄의 이슬람 단체가 이번 사태를 두고 미국이 치밀하게 계획한 학살극이라고 주장, 주목을 끌고 있다. 아프간 북부 마자르-이-샤리프 인근의 포로수용소에서 25일 발생한 폭동의 진압과정에서 사망한 탈레반 투항세력은 정확히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최소 300명에서부터 최대 800명에 이른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파키스탄과 체첸, 아랍 출신의 외국 자원병들이다. 북부동맹의 한 사령관은 지난 24일 쿤두즈에서 투항했던 600명 가량의 포로 가운데 이번 폭동으로 약 400명이 숨졌다고 밝혔으나 또 다른 소식통은 거의 모든 포로가 죽었다고 말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살아남은 탈레반 포로들 중 수십명이 26일 마자르-이-샤리프서쪽 15㎞ 지점의 `칼라이 장히' 요새의 한 망루를 장악, 로켓 추진 수류탄과 박격포 등을 쏘며 저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카에다의 조직원으로 알려졌다. 밤이 되면서 진압군과 포로들간의 공방전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진압군에의해 상황이 장악됐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북부동맹 사령관 라시드 도스툼의 보좌관 알림 라짐은 살아남은 포로가 수명에불과하다면서 그러나 "아무도 도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번 사태로 미군 1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와 관련,폭동이 발생한 포로수용소가 평정될 때까지는 미군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에 대해 논평하지 않고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폭동 진압 과정에서 미군 5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은 미군의 공습지원 과정에서 폭탄이 목표물을 빗나가 당시 지상에 있던 미군 5명이 부상, 이 가운데 3명이 우즈베키스탄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있으며 나머지 2명은 아프간에 남아 있다고 설명하고 부상자들 가운데 중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특히 포로들이 저항없이 항복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고말했다. 압둘 라시드 도스툼 북부동맹 사령관의 대변인은 소요진압 과정에서 북부동맹병사 40명과 미군 특수부대원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한편 파키스탄의 이슬람근본주의 정당인 자마아트-이-이슬라미의 무나와르 하산사무총장은 아프간 포로수용소에서 수백명의 외국 자원병이 목숨을 잃은 사태에 대해 개탄하면서 미군과 북부동맹의 만행으로 숨진 이들에 대해 전국민의 애도를 호소했다. 하산 사무총장은 26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항복한 병사들이 다시 폭동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 미국과 북부동맹측이 포로들의 폭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무장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한 어설픈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포로의 사살이 계획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엔과 모든 인권단체들이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이유 때문에 이같은 범죄행위에 대해 모두 침묵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와 관련,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26일 국영 TV와의 회견에서 "아프간으로 싸우러 간 파키스탄인들은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거기로 갔다"면서 "종교적 과격주의자들은 이번에 벌어지고 있는 사태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또 아프간으로 간 파키스탄인들이 탈레반에 의해 무기와 돈을 빼앗기는 등 부당한 대우를 당했다고 밝히는 한편 북부동맹이 아프간 출신인 탈레반의 경우 석방했으나 외국인 자원병은 체포했다고 지적했다. 파키스탄 정부 대변인인 라시드 케레시 장군은 유엔과 국제적십자사가 포로들의처우에 대해 감시활동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자르 이 샤리프 AP.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