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물라 카크사르 전 탈레반 내무차관은 24일 아프가니스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북부동맹을 비롯한 모든 정파와 단체가 참여하는 평화과정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탈레반 정권의 초대 정보부장을 지낸 카크사르 전 차관은 이날 북부동맹측에 투항한 뒤 카불에서 북부동맹 외무부 주선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탈레반 강경파들이 아프간을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로 만들고 있다며 이들이 아프간을 떠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카크사르 전차관은 이제까지 탈레반 정권을 이탈한 최고위 관리이다. 카크사르 전차관은 자신이 23년간 무력으로 싸워왔지만 이제는 모든 당사자들이 참여해 평화과정을 시작할 기회가 왔다며 모든 정파와 부족, 지휘관들이 평화과정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카크사르 전차관은 독일에서 개최되는 연립정부 구성 회의에 참석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직답을 피한 채 `국민이 원한다면' 참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카크사르 전차관은 지난 13일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포기하고 퇴각할 때 동행하지 않고 카불에 그대로 머물러왔다. 그는 자신이 아프간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오마르 지도자와도 대화를 나눴으며 사망한 아흐마드 샤 마수드 북부동맹 지도자와 접촉을 유지해왔으나 탈레반 강경파에 의해 이같은 노력이 좌절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세가 아프간에 있는 한 평화는 이룩되지 않을 것이라며 오마르 지도자가 테러리스트들에게 떠나라고 하지 않으면 나라를 망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사마 빈 라덴과 오마르의 행방에 대해 모르지만 그들이 칸다하르 인근에 있을 가능성이 크며 서로 연락을 유지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또 빈 라덴을 카불에서 회의가 열렸을 때 한 차례 만난 적이 있으며 알 카에다 무장조직의 수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카불=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