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컴퓨터 사용을 감시하는 새로운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고 통신회사에 도청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새로운 인터넷 도청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FBI는 현재 다른 사람이 입력하는 컴퓨터 자판을 모두 기록할 수 있는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인터넷을 통해 PC에 몰래 설치할 수 있는 '매직 랜턴(Magic Lantern)'이라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매직 랜턴은 광범위한 인터넷 감시 프로그램인 '사이버 나이트(Cyber Knight)'의 한 부분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범죄 용의자가 메시지나 파일을 암호화하기 위해 입력하는 비밀 자판을 알아내는 것이 목표다. FBI는 최근 암호화된 메시지를 무작위 결합 방식으로 해독하는데 애를 먹었으며 범죄나 테러 수사에서 암호화된 메시지를 해석하는 FBI의 능력이 약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FBI는 21일 성명서에서 "이 기술에 대해 자세한 것은 밝힐 수 없지만 암호화가 심각한 테러와 범죄행위에 사용되면 법 집행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FBI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감시 기술은 '키 로거 시스템(Key Logger System)'으로 조사관들이 직접 침투해 장치를 컴퓨터에 부착해야 한다. 그러나 매직 랜턴은 컴퓨터 사용자가 e-메일을 열어보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터넷을 통해 컴퓨터에 몰래 설치할 수 있어 암호화된 메시지 해독 문제를 근본적으로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매직 랜턴이 사용자가 입력한 자판 내용을 FBI로 전송하는지 또는 나중에 압수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저장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워싱턴에 있는 시민운동단체인 '전자 개인정보 보호센터'의 변호사 데이비드 소벨은 "직접 방문하지 않고 컴퓨터에 어떤 프로그램을 몰래 설치하는 때에도 수색영장이 필요한 지 여부는 논의해야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FBI는 또 지난 6일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열린 회의에서 미국의 주요 통신회사에 범죄 용의자들이 새로운 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컴퓨터로 나누는 대화를 좀더 손쉽게도청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FBI가 사용하고 있는 e-메일 도청 기구인 '카니보어'(Carnivore)는 음성 메시지는 기록하지 못하는 단점이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A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