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런스 이글버거 전 미국 국무장관은 1991년걸프전쟁 말기에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권좌에 남겨둔 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당시 국무부 부장관이었던 이글버거 전 장관은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에서 철수하자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에게 이라크를 밀어 붙이지 말 것을 조언한 사람들 가운데한 명이다. 그러나 이글버거 전 장관은 이날 CNN 회견과 온라인 채팅에서 "당시를 회고해볼때 우리가 옳았다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온라인 채팅에서 "누가 후세인 대통령의 후임이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후세인 대통령을 축출하는일은 어느 경우에도 모험이 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결국 당시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 다음에 부시 전 대통령이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추적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했다"면서 "그러나이제는 당시 결정이 실수였다고 인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당시 부시 행정부의 `이너서클'에서는 이 결정이 별다른 논란이 되지 않았다고 회고하면서 자신과 같은 외교관들 외에 군 사령관들도 후세인대통령 축출에 반대하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그 이유로 당시 미국이 발표한 목적이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몰아 내겠다고 선언했을 뿐이지, 이라크 지도부 교체가 목표라고 언급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당시 미국은 기간을 연장해 가면서까지 이라크에 부대를 남겨두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였고 미국의 아랍 맹방들도 그런 움직임을 거의 지지하지 않았다고 이글버거 전 장관은 덧붙였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부시 전 대통령이 결정을 내리게 된 분명한 이유 중 하나는 그 휘하의 모든 장군이 이제는 (걸프전에서) 철수할 때라고 밝힌 점"이라면서 당시 장군들은 콜린 파월 합찹의장(현 국무장관), 노먼 슈워츠코프 걸프전 사령관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말했다. 미군의 행동 범위를 이라크군을 쿠웨이트에서 철수시키는 쪽으로만 제한했던 이결정은 걸프전 종전 후 10년 동안 강력한 비판을 받았으나, 처음에는 이를 공개적으로 문제삼는 관리는 거의 없었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후세인 대통령이 목에 가시와도 같은 존재였다는 점에서는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나는 후세인 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을 포함한 테러범들을자금 등으로 지원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글버거 전 장관은 홀로코스트(대학살) 관련자 보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