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05:32
수정2006.04.02 05:36
미국과 동맹국들의 맹렬한 추적을 받고 있는 9.11 테러 주모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의 해외도피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MSNBC는20일 그가 도피할 곳이 현재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MSNBC는 빈 라덴이 이슬람의 무법자로 명성을 얻었던 지난 1990년대 초에는 숨을 곳이 상당히 많았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문을 닫아걸어 현재 그에게 남은 선택은 극히 일부의 불량국가들에 국한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방송이 전한 빈 라덴의 도피 가능국가들.
▲수단 : 과격 이슬람 이념가인 하산 투라비가 집권했던 1992~1996년동안 빈 라덴의 본거지였지만, 정부는 국제사회의 고립을 의식하기 시작했으며 투라비의 세력약화와 함께 수도 하르툼에서 은신처를 찾았던 테러범들은 잇따라 재판에 회부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악명높은 테러범인 카를로스 자칼이 1994년 프랑스에 인도되기도 했다. 빈 라덴 역시 이곳을 찾을 경우 미국에 인도될 것이 분명하다.
투라비도 현재 수감중이다.
▲소말리아 : 빈 라덴은 얼마전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사돈이자 막역한 친구인 모하메드 아테프를 통해 지난 1993년 소말리아 군벌들에게 자국내 미국인에 대한공격 전술을 전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격 이슬람 단체인 알-티하드나 그와 유사한단체의 일부 구성원들이 빈 라덴을 받아들이려 할 수 있지만 현재 미국의 집중적인공격으로부터 빈 라덴을 보호할 수 있는 단체는 없다.
▲예멘 : 빈 라덴 가족의 출신지로, 현재도 광범위한 교제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정박중인 미 함정 `콜'호(號)에 대한 테러가 자행됐던 곳이며, 지난 9월11일 펜타곤에 덤벼든 여객기 납치범가운데 한명인 할리드 알-메흐다르 역시 예멘 및 콜호테러범과 연계돼 있다.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빈 라덴과 관련된 현지 부족장들과의 문제를 교묘히처리해 나가려하고 있지만, 그와 알-카에다 조직의 수뇌부에게 은신처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라크 : 미국의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지난 1999년 1월 정보 당국자들이 사담후세인 대통령과 빈 라덴의 은밀한 동맹관계를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사람은공통의 적과 목표물을 보유하고 있다. 빈 라덴은 지난 1998년에도 터키주재 이라크대사와 이라크에 도피하는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3년 국제무역센터 테러범인 라흐만 야신 역시 미국으로 망명하기전까지바그다드에 거주했다. 9.11 테러범 가운데 한명인 모하마드 아타도 지난 4월 체코에서 이라크 정보요원과 만났다.
그러나 사담 후세인이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할 만큼 어리석을지는 의문이다. 현재까지 이라크 공격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는 없지만 빈 라덴이 이라크에 있다면 이런 태도는 바뀔 수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