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0일 반미주의의 유혹에 빠져 독일이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다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사민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 독일이 군사적 지원을 제공할 것임을 재차 확인하면서 "우리는 피상적이고 때로는 값싼 반미주의에 빠져 대세를 그르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슈뢰더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해 집권 사민당내 좌파 진영 의원들이 "미국의 명분 없는 전쟁에 독일 젊은이를 희생시킬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파병에 반대하는 사민당 의원 15명은 지난 16일 아프간 파병과 슈뢰더총리에 대한 신임을 연계시키는 의회 신임투표에서는 찬성표를 던졌으나 별도 성명을 통해 아프간 파병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슈뢰더 총리는 지난 90년 독일통일 이래 독일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이 지속적으로 증대돼 왔다고 지적하고 독일이 `9.11 미국테러 사태' 이후 변화된 국제질서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아프간 참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전후 세대인 슈뢰더 총리가 정권을 잡은 이후 독일은 지난 99년 2차대전 이후처음으로 코소보에 병력을 파견했으며 지난 8월에는 마케도니아 파병을 결정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