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참사와 그에 따른 아프가니스탄전쟁으로 인해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행정부의 파워가 전례없이 막강해지고 있다고 위싱턴포스트가 20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의 파워는 지난 1970년대초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힘이 약해진 대통령들을 능가할 뿐만 아니리 대공황 이후 뉴딜정책을 펴고 2차대전까지 수행하면서 막강한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에 필적하는 수준이라고이 신문은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 핵무기의 대폭적인 감축안을 발표하면서 의회의 비준절차를 피하기 위해 감축안을 협정으로 묶어두는 것을 피해나가는 외교적 수완을 발휘했다. 국내에서는 또 의회의 움직임과 상관없이 이민귀화국(INS) 재편안을 제안하는가 하면 테러용의자를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도록 하는 명령에 서명, 사법적인 권한도 신장시켰다. 이 모든 일은 최근 한주일 사이에 벌어졌으며 이에 앞서서는 의회 의원들에 대한 정보 브리핑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해졌다. 대통령의 권력은 역사적으로, 또 필요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으며 특히 전쟁중에는 총화단결의 필요성에 따라 그 권한이 정점에 달했다. 2차대전중 루스벨트 대통령의 사례가 가장 대표적이다. 이후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의회의 견제로, 또한 소련으로부터의 위협이 감소하면서 대통령의 파워는 상당부분 약화됐다. 여러 학자들은 부시 대통령의 파워를 두고 아서 슐레진저가 지난 73년 리처드닉슨 행정부를 묘사한 `제국적 대통령제'를 부활시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유주의성향의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팀 린치 연구원은 "부시 대통령이 휘두르는 파워는 숨이 막힐 정도로 놀라운 수준"이라면서 "단 한사람이 전쟁을 이라크까지로 확대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또 국민의 사생활을 어느 정도로 제한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대통령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이 위기의 상황에서는 올바른 처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전쟁시에 국민의 이목이 행정부와 행정부 전쟁 수행 능력에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 여론도 부시 행정부의 파워 신장에 대해 공감하는 듯 하다. 아프간의 전황이 지난주에 극적인 진전을 이루기 전에도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90%에 달했다. 9.11테러 이전에도 부시는 특히 의회와의 관계에 있어서 대통령의 특권을 강화하고자 안간힘을 썼다. 의회 산하의 회계감사원(GAO)이 딕 체니 부통령의 에너지정책수립 태스크포스에 관한 조사를 진행하려하자 행정부는 협조를 거부했으며 이후 의회가 소환장 발부를 위협하자 마지 못해 상원측이 요구한 새로운 환경규제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협조했을 따름이다. 부시 대통령은 또 전임 대통령의 관련기록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또 사회안전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대통령 직속위원회의 비공개 회의를 금지하는 법안을 의회가 통과시키자 위원회를 여러개로 쪼갬으로써 해당법을 무력화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최근에는 의회가 톰 리지 국토안보국장을 의회에 불러 증언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요구하자 부시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으며, 법무부는 테러 예방을 위해 필요할 경우 기소되지 않은 피의자와 변호인간의 대화를 법원의 명령이 없이도 감청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행정부는 현재 9.11테러와 관련돼 구금돼 있는 사람이 몇명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중단한 상태다. 의회가 대(對)테러전쟁의 비용으로 400억달러의 예산집행에 동의했으나 행정부는 예산의 용처에 관해 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어 의원들 사이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헨리 A. 왁스먼 하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의 수석보좌관은 "행정부내에서는 일반 국민의 경우 알 권리가 없다는 철학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 30년의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메리칸엔터프라이즈 연구소의 노먼 온스타인 연구원은 부시 행정부의 출범 후첫 1년동안 대통령의 파워가 신장된 수준에 대해 과거의 전시때 대통령이 누렸던 권력을 능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입법.사법적인 권한에서는 루스벨트 대통령의 파워에 비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