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와 윌리엄 데일리. 지난해 이맘때 혼전양상을 벌였던 미국 대통령 선거의 민주당 후보와 선거본부장이었다. 전직 부통령과 상무장관인 이 두사람이 공교롭게도 19일(현지시간) 동시에 경제계 진출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고어 전 부통령은 이날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메트로폴리탄 웨스트 파이낸셜이란 금융회사의 부회장직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자산규모가 5백20억달러에 달하는 이 회사는 설립 10년 만에 '메이저급'으로 성장했으나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고어의 명성을 회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물론 고어가 차기 대선의 꿈을 접은 것은 아니다. 미들 테네시 주립대학과 피스크대학 등 2개 대학에서 진행하는 강의를 계속할 것이라는 고어는 경제계에서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본부장으로 지난 대선의 민주당 캠프를 총지휘했던 데일리 전 장관도 마침 이날 미국 2대 지역전화회사인 SBC커뮤니케이션의 사장직을 12월1일자로 맡는다고 밝혔다. 텍사주 샌안토니오에 본사를 둔 SBC는 미국 13개주에 6천만 가입자를 두고 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