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정부가 붕괴될 경우 최근 분쟁과 탄압을 피해 남태평양으로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인 보트피플의 호주 정착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호주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는 20일 필립 러독 이민장관을 인용해 탈레반 정권 몰락은 아프가니스탄 탈출자들의 호주내 난민 지위 획득을 더욱 힘들게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독 장관은 "난민지위 인정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개별 심사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그러나 변화된 환경은 난민 신청 적격자 규모를 크게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탈레반 세력이 권력을 상실할 경우 인권유린 시비와 생명 위협이 크게 감소하는만큼 일부 난민을 제외한 대부분 국외 탈출자는 단순 밀입국자로 취급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발언은 탈레반 정권의 붕괴 여부와 관계없이 적어도 향후 2년간 아프가니스탄 탈출자들의 난민 인정 기준은 불변이라는 유엔 관리의 발표 직후 나온 것으로향후 난민 문제를 놓고 호주와 유엔간 마찰을 예고하고 있다. 파르비즈 모하예르 유엔 난민 담당 관리는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새로운 정부가 설립되더라도 난민 신청을 희망하는 보트피플의 법적 권한은 계속 인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 안정적인 정부가 들어서고 박해와 전쟁 위협이 완전히 제거됐음을 유엔이 공식 선언할 때까지는 보트피플에 대한 난민 인정 기준이 바뀌지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는 앞으로 해상에서 보트피플의 입국 시도를 원천 봉쇄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억류된 난민 5천여명에 대해서도 임시 체류기간 3년이 만료되면 전원 추방하는 등 강경 난민정책을 고수할 계획이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