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서방 언론사 기자들이 19일 아프가니스탄 남부 낭가르하르주의 주도 잘랄라바드를 떠나 카불로 가던 중 무장괴한들의매복공격을 받아 살해됐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목격자들은 카불에서 동쪽으로 90㎞가량 떨어진 낭가르하르주의 한 도로에서,당초 실종된 것으로 전해졌던 기자들로 보이는 여성 1명 등 외국인 3명과 아프간인1명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일단의 외국 기자들을 태운 차량행렬이 잘랄라바드에서 카불로 가는협소한 산악도로를 통과하던 중 6명의 무장괴한이 나타나 이들을 골짜기로 끌고가러시아제 소총을 쐈다고 밝혔다. 살해된 기자들은 로이터통신의 TV 카메라기자인 호주인 해리 버튼과 사진기자인아프간 태생의 아지줄라 하이다리, 이탈리아 신문 코리에레 델라 세라 기자인 마리아 그라지아 쿠툴리(39.여), 스페인 신문 엘 문도 기자인 훌리오 푸엔테스 등이며,이들의 통역원인 아프간인 1명도 실종됐으나 그의 피살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잘랄라바드에서 8대의 차량에 분승해 카불로 가던 외국 기자 12명 가운데 포함돼 있었다. 이들의 차량행렬은 도로가 좁고 먼지가 많이 날려, 어떤 때는 앞에 가는 차가 시야에서 사라질 정도로 차량 간에 상당한 거리를 두고 달리고 있었던것으로 알려졌다. 하지 압둘 카디르 낭가르하르주 지사는 이날 아프간 이슬람통신(AIP)에, 일단의기자들이 60~70명의 강도들에 의해 납치됐으나 "현재까지는 이들이 살해됐다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로이터 기자들이 탑승한 차량을 운전한 아프간인 아시쿠알라는 카불에서 동쪽으로 56㎞ 가량 떨어진 세로비 읍 근처에 이르렀을 때 길 가에서 6명의 무장괴한이 나타나 손을 흔들면서 처음 3대의 차량을 정지하도록 했으나 1대는 속력을 내어 달아나고 2대가 정지했다고 말했다. 아시쿠알라에 따르면, 긴 옷에 터번을 쓰고 수염을 길게 기른 괴한들은 차량에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탈레반과 전투가 벌어지고 있으니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말하고 경고했다. 그 때 마침 반대 방향에서 그곳을 지나던 버스의 운전사가 길은 안전하다고 말해 기자들을 태운 아프간인 운전사들은 괴한들을 강도라고 생각해 급발진으로 도주하려고 했으나 제지당했다. 괴한들은 기자들을 모두 차에서 내리도록 한 후 그들을 강제로 산 쪽으로 끌고가려고하다 기자들이 거부하자 마구 구타를 하면서 돌멩이를 던지기도 했다. 그들은"탈레반이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복수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괴한들은 그 다음 이탈리아 여기자와 남자 기자 1명에게 총을 쐈고, 아프간인운전사들에게 빨리 달아나라고 재촉했으나, 호무인이라는 이름의 아프간인 통역원은기자들과 함께 남았다. 아프간인 운전사들은 차를 다시 잘랄라바드 방향으로 돌려 달리다 뒤에 오는 차량들에 이 사실을 알렸고, 위급한 상황을 깨달은 기자들도 잘랄라바드로 되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낭가르하르주는 최근 반(反) 탈레반 세력인 북부동맹에 의해 장악됐으나, 탈레반 잔당들과 함께 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에 충성하는 아랍인 전투원들이 아직그곳에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이 지역에서 무장 노상 강도사건이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카불ㆍ잘랄라바드 APㆍAF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