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아프가니스탄인들이 9.11 테러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은신처에서 색출해냄으로써 미군이 그를 추적할 필요가 없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19일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의 제1 용의자인 빈 라덴에게 걸려 있는 2천500만달러의 현상금이 아프간국민들을 자극, 그의색출에 나서도록 납득시켜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미국이 억압적인 탈레반정권으로부터의 아프간인 해방을 지원하고 있고 빈 라덴에게 상당액의 보상금이 걸려있다는 두가지 동기가 많은 아프간인들에게 동굴과 터널을 뒤져 "나쁜 사람들"을 찾아내도록 설득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탈레반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가 반정부 인사들과 정권인계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 오마르가 타협의 결과로 자신의 거점인 칸다하르시를 떠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미국은 그의 탈출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아프간의 탈레반정권과 빈 라덴의 알 카에다 조직을 상대로 거둔 상당한 전과에도 불구하고 대(對) 테러 전쟁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지적하고 "우리의 당면과제는 알 카에다 조직과 탈레반정권의 궤멸에 있지만 적의 우두머리들이 줄어든다고 해서 반드시 임무가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적들이 장기간 동굴에 은신해 있을 수도 있어 작전에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아프간의 지상에서는 현재 수백명의 특수부대원들이 활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빅토리아 클라크 국방부대변인은 미군이 지난 16일 아프간 남부지역에 특수부대 병력 수백명을 추가로 파견, 빈 라덴에 대한 포위망을 극도로 좁혀가고있다고 밝혔다. 클라크 대변인은 "지난 16일 아프간 남부에 병력이 추가로 파견됐다"며 "남부의 특수부대 병력은 적정한 수준이고 아프간에 현재 병력 수백명이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미군 특수부대 병력은 현재 빈 라덴의 은신 정보를 수집하고 도주를 막기 위해 도로봉쇄 작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크 대변인은 이어 미국으로선 빈 라덴이 아프간을 떠났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없다며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가 주장한 빈 라덴 탈출설을 일축했다. 한편 미군은 이날 탈레반군과 알 카에다 세력이 지난 수일동안 저항을 계속하고 있는 쿤두즈시 외곽의 탈레반 전선에 대해 공습을 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신기섭특파원 ksshi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