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이 급속히 붕괴함에따라 유엔은 긴급 수습책 마련을 요구받고 있지만 아프간내 정파들을 만족시킬 만한 마땅한 지향 모델이 없어 고민이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는 지난 16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아프간 인접 6개국, 주요 지원국 그리고 기타 관련국 등 21개국 회담에서 아프간 정세수습에가장 걸림돌은 바로 30년간 지속된 아프간 내분이라고 지적했다. 브라히미 특사는 2년간 유엔 관할을 통한 아프간 거국 과도정부 설립안을 복안으로 삼고 아프간 외부세력이 아닌 아프간인 자체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바라면서 유엔의 고전적인 평화유지 임무는 유엔의 마지막 방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프레드 에크하르트 유엔 대변인은 아프간에 대한 유엔의 수행방식에는 지향 모델이 없다면서 "캄보디아와 동티모르는 지향 모델이 아니며 아프간에 대한 유엔 통치방식에는 해답이 없다"고 말했다. 동티모르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독립 이후 유엔 관할에 있다가 내년 5월 독립국을 선포할 예정이지만 아프간 영토의 13분의 1에 불과하고 인구도 적고 비무장 상태라는 점에서 아프간과 다르다. 그러나 에크하르트 대변인은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군벌간의 내전이 벌어진 이후 1995년 유엔 평화유지군이 3년간 활동을 벌였던 일을 언급하면서 "소말리아의 경우도 반길 만한 사례는 아니지만 우리에게 뭔가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제레미 그린스톡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이와 관련해 단기간에 선택가능한 최상의 방법은 각 정파 대표자들로 구성된 아프간 과두정 체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브라히미 특사는 아프간의 각 부족 및 종파가 참가하는 범아프간회의에 타지크와 우즈벡족으로 구성된 북부동맹과 남부 파슈툰족 그리고 쟈히르 샤 전 국왕등 모든 세력을 포함시키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인구를 차지하는 파슈툰족을 용인하지 않는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대통령이 17일 카불에 입국함으로써 종파간의 협상의 물고를 틀려던 프란체스크 뱅드렐 유엔특사의 임무가 복잡하게 꼬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밖에 유엔 구호기관 및 비정부 기구들은 기아에 허덕이는 750만 아프간인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기 위해 유엔이 보호조치를 강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15일 이후 매달 식량 5만1천t을 공급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안보상의 이유로 지체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보호 조치를 촉구했다. (유엔본부 AFP=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