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위관리들이 탈레반을 몰아내고 아프가니스탄을사실상 장악한 북부동맹에 대해 정부구성 작업을 벌이지 말고, 유엔의 지원 아래 모든 종족이 참여하는 정부를 구성키로 한 약속을 지키라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와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미국의 이런 압력은 부르하누딘 랍바니 전 아프간 대통령이 17일 탈레반에 의해축출된지 5년만에 카불에 귀국하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이 신문들은 전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랍바니 전 대통령이 미 관리들에게 자신은 수주일간 카불외곽에서 머물 것이라고 약속했었다고 말했다. 미 관리들은 랍바니 전 대통령이 정부를 구성할 때 아프간 최대 종족인 파슈툰족을 배제, 또 다시 지난 1989년 옛 소련과 전개하기 시작했던 것과 같은 내전에 휘말릴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한 관리는 "문제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빨리 카불이 함락됐다는 점"이라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랍바니 대통령은 지난 17일 카불에 도착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쟁의 승리는 한 민족이 아니라 아프간 모든 국민의 것이라면서 "가능한 한 빨리 폭넓은 정부를 구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의 아프간 담당 특사 라크다르 브라히미의 부대표인 프란체스크 벤드렐은 17일 카불에 도착,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을 중심으로 한 과도정부 구성작업에 들어갔으며,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화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가졌다고 신문들은 덧붙였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h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