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세력의 마지막 군사거점인 칸다하르시 함락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탈레반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아프간 남부에 특수부대를 투입, 오사마 빈 라덴 체포작전을 강화하고 있다. 탈레반은 자신들의 '영적인 고향'으로도 불리는 칸다하르시가 아프간 반군인 북부동맹과 파슈툰족 반군들의 수중으로 떨어질 경우 남부의 험준한 산악지형으로퇴각, 전열을 재정비한 뒤 미국과의 장기 게릴라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미 수도 카불을 포기하고 남부지역으로 퇴각한 탈레반은 14일 전투에서 동부의 전략도시 잘랄라바드시를 비롯해 동부 6개주 전체를 잃었다. 이로써 그동안 아프간 전체 국토의 90%정도를 장악해온 탈레반은 미국의 계속된공습과 이에 힘입은 북부동맹등의 공세에 밀려 급속 퇴각하고 있으며 탈레반의 영향력이 미치는 지역도 이제는 국토의 2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동부 6개주는 탈레반의 전세가 불리하다고 판단한 탈레반내 온건파 파슈툰족 군사령관들이 탈레반에 등을 돌리고 반 탈레반 무장봉기에 나서면서 파슈툰족 반군들에게 접수됐다. 칸다하르시 내.외곽에서도 온건파 파슈툰족 군사령관들이 무장봉기에 나서 탈레반 병사들과 현재 시가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칸다하르 함락도 임박한 상황이라고미국의 CNN방송과 영국 BBC방송등이 보도하고 있다. 공습 39일째인 이날 테러공격으로 파괴된 세계무역센터 붕괴현장을 방문한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칸다하르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확인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탈레반의 칸다하르시 장악력이 급속 와해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부지역에 특공대원들을 투입, 빈 라덴 체포작전을 위해 일련의 정지작업을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그러나 앞으로의 빈 라덴 체포작전이 "건초더미속에서 바늘을찾는 힘든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함참의 존 스터블빔 작전차장은 국방부 브리핑을 갖고, 아프간 남부의 파슈툰족 지도자들중 많은 수가 탈레반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칸다하르 공항 인근에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으나 자세한 전황은 아직 알수없다고 말했다. 스터블빔 작전 차장은 미국이 그동안 탈레반내 온건파 파슈툰족 지도자들을 포섭하기 위한 작전을 벌여왔다고 말했다. 북부동맹측도 자신들의 병력이 탈레반의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은채 이미 칸다하르에 진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같은 주장의 진위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있다. AFP통신은 북부동맹군이 칸다하르의 탈레반 사령부를 포위해 들어가고 있다고보도했으나 탈레반은 칸다하르가 함락됐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력 부인하고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의회연설을 통해 탈레반 정권이 "완전 붕괴되고있는 상태"라면서 "탈레반이 전술적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주장도 새로운 거짓말에불과하다"고 지적했다. BBC방송은 외교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탈레반의 붕괴가 가속화되면서 수도 카불등의 치안유지를 위해 이슬람병력 위주로 구성된 유엔의 다국적 평화유지군이 금주말 카불에 진주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현재 평화유지군 구성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하루전인 13일 동부 거점도시 잘랄라바드에서도 무자헤딘(이슬람 전사)세력의 내부봉기를 견디지 못하고 완전 퇴각했으며 파슈툰족 반군들은 호스트와 낭가하르, 로가르, 팍티아, 팍티카 등 동부 6개 모두를 접수했다. 그러나 이들 지역을 장악한 일부 파슈툰족 반군 사령관들이 자체적인 치안및 행정권한을 행사하겠다고 선언, 자칫하면 아프간을 내전으로 몰고갔던 군벌세력들이부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아프간을 침공했던 옛 소련군 역시 각 지방에 흩어져 있던 군벌들에 밀려 결국아프간에서 철수해야 했던 역사적 경험이 있다. 미국과 북부동맹, 파슈툰족 반군등의 공세에 밀려 퇴각을 게속하고 있는 탈레반은 그러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와 빈 라덴이 건재하다면서 9.11테러의 유력한 배후인물로 지목된 빈 라덴을 인도하지 않겠다는 방침에는 아무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프간 사정에 정통한 군사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주요 거점도시들을 포기한 채남부의 해발 1500m이상 험준한 산악지대로 집결, 조직과 전열을 재정비하고 산악게릴라전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스터블빔 미 합참차장은 탈레반이 게릴라전으로 맞설 경우 대(對)게릴라전을 통해 탈레반을 궤멸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탈레반 붕괴후 아프간 새정부 구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가속화면서유엔이 후원하는 아프가니스탄 정파간 회의가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개최될 예정이라고 아부다비 위성TV가 보도했다. 이 방송은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아프간의 모든 정캅?참여하는 정파간 회의를 주재해 달라는 유엔의 요청에 동의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앞서 유엔은 탈레반이 붕괴할 경우 평화유지군 파견, 2년간 과도 정부체제 도입,아프간 정파간 회의 소집등을 비롯해 아프간 신정부 구성을 위한 5개 원칙을 제시했었다. (카불.워싱턴.두샨베 AFP.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