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카불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 반군 북부동맹은 14일 광범위한 지지기반을 가진 과도정부 구성과 2년내 총선거 실시 등을 돕겠다고 다짐하고,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자신들이 권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부동맹 고위 지도부의 일원이자 카불군사위원회 위원장인 유스니 카누니는,지난 1996년 탈레반에 의해 축출된 부르하누딘 라바니 전 대통령이 과도정부를 이끌것이라고 말함으로써 모하메드 자히르 샤 전 국왕에게 충성하는 세력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카누니 위원장은 이날 "우리는 탈레반 붕괴 후 들어설 과도정부를 지지할 것이다. 우리는 과도정부가 아프간 내의 모든 종족파벌들이 참여해 광범위한 지지기반을갖는 정부가 되고, 2년 내에 총선거가 실시되기 바란다"고 AFP에 밝혔다.


탈레반의 패주로 생긴 권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가속되고 있는가운데, 북부동맹 지도자들은 국방부와 내무부를 점거한 후 스스로 장관에 취임하고,자체 경찰력과 병력으로 검문, 검색 및 순찰활동을 하는 등 카불 장악을 강화하고있다.


북부동맹은 이날 아프가니스탄 라디오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아프간 잠정정부의 구성을 결정할 임시기구 민족단결최고평의회의 개최를 준비하기 위해 최고군사치안평의회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3개월 동안의 시간을 갖고 지난달 북부동맹측과 자히르 샤 전 국왕측이 설치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 민족단결최고평의회의 개최를 준비할 이 평의회는 북부동맹 대표들 뿐만 아니라 자히르 샤 전 국왕의 지지자들도 참여한다. 의장에는 모하마드 카심 국방장관이 임명됐다.


미군 공습의 도움으로 북부지역 전선을 돌파한 지 5일만에 카불에 입성한 북부동맹 지도자들은 주요 부처의 점거가 일시적인 것이라면서 아프간의 모든 종족 단체를 단결시킬 수 있는 정치적 해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슬라마바드 주재 미국대사관의 한 대변인은, 지난 13일 로마에서 자히르 샤전 국왕과 회담한 제임스 도빈스 북부동맹 특사가 14일 이슬라마바드에 도착, 파키스탄 관리들과 회담을 하기로 돼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도빈스 특사와 파키스탄 관리들의 회담의 초점이 "모든 당사자들의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문제"라면서, "그것은 광범위한 지지기반을 가진 아프간 정부의 수립"이라고 말했다.


카누니 위원장은 북부동맹이 지난달 로마에서 이루어진 권력분점 합의를 파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일축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로마에서 서명한 합의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과도정부는 유엔이 인정한 이슬람 아프가니스탄 국가의대통령으로 남아 있는 라바니 전 대통령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불 APㆍAF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