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와해 상태에 놓인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의 일부 지휘관이 9.11 연쇄 테러의 배후 용의자인 오사마 빈 라덴을 미국에인도하겠다고 제의한 것으로 일간지 USA 투데이가 15일 보도했다. 투데이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반군의 총공세로 아프간 남부로 몰린 이 지휘관들은 탈레반 군부의 최고 지휘부에 속해 있지는 않으나 빈 라덴의 소재를 알고 있는 것으로 정보 요원들은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빈 라덴 인도 조건으로 5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고 반군에 포위돼 있는 다른 일부는 탈출로 확보를 원하고 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미국 관리들과 반군 세력인 북부동맹 지휘부는 빈 라덴이 남부의 탈레반 거점인 칸다하르에서 중부의 산간 오지로, 탈레반 지도자 무하메드 오마르의 고향인 오루즈간으로 각각 퇴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투데이는 밝혔다. 정보 소식통들은 빈 라덴이 수염을 깎고 머리를 짧게 자른 후 파키스탄의 서북부 쪽으로 잠입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국 특수부대원 수 백명은 빈 라덴의 탈출을 막기 위해 탈레반 지휘관과 포로들을 심문하는 한편 레이더를 비롯한 감시 장비와 열추적 첩보기, 카메라 등 최첨단장비를 동원해 빈 라덴을 쫓고 있고 중앙정보국(CIA)은 현금 다발로 정보원들을 매수해 빈 라덴 소재 정보를 캐는 방법까지 시도하고 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관리들은 빈 라덴이 상당한 규모에 이르던 수행원을 경호원과 지지자 등 약 100명으로 축소한 채 오마르와 헤어져 행동하고 있으며 2-12명이 한 조를 이룬 특수부대 팀들이 동굴과 터널, 건물을 뒤져 지도, 서류, 컴퓨터 디스크 등 빈 라덴 소재파악에 도움이 될 물건들을 수색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투데이는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