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카불에 입성한 아프가니스탄북부동맹군 병력의 대부분은 아직 카불 언저리에 머물러 있으며, 소규모 병력이 질서 유지를 위해 카불에 진입했다고 압둘라 북부동맹 외무장관이 13일 밝혔다.

압둘라 장관은 또 새로운 아프간 정부 구성 협상을 위해 탈레반을 제외한 국내의 모든 파벌을 카불로 초청했다고 밝히고, 유엔에 대해서는 아프간의 평화추진과정을 돕기 위한 요원들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탈레반 측은 자신들이 남부 도시 칸다하르의 산악지대에서 강력한 게릴라전을 전개하기 위해 카불에서 전략적인 철수를 단행했다면서, "북부동맹은 도시를 장악할 수는 있지만, 그 자체의 내분으로 약해져 결국은 흩어지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부동맹군 입성 이후 카불에서는 탈레반군의 반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무장한 북부동맹군이 시내를 순찰하며 탈레반군 낙오병들과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 협력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탈레반편에 서서싸웠던 파키스탄인 및 아랍인 11명이 살해돼 국제적십자사가 그 시신들을 수습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소규모의 미군 병력도 카불에 진입해 북부동맹군에 조언을 하고 있으나 그들을 통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아프간 북부가 탈레반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북부동맹군의 수중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탈레반의 탄생지이자 근거지인 칸다하르 인근의 한 파슈툰족 무장부대가 탈레반에 반기를 들었다고 밝혔으며, 한 탈레반 간부는 최소한 200명의 탈레반 전투원들이 칸다하르에서 반란을 일으켜 칸다하르공항 근처에서 전투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파슈툰족은 탈레반의 근간이다.

탈레반의 최고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는 한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탈자들을 비난, 저주하는 한편 추종자들에게 계속 투쟁할 것을 촉구했다고 파키스탄에 있는 아프간 이슬람통신이 보도했다.

탈레반이 산악지대에서 게릴리전을 전개하기 위해 칸다하르를 포기하고 있다는 조짐도 벌써 나타나고 있다. 전화로 연결된 한 칸다하르 주민은 군복을 착용한 군병력을 제외한 많은 탈레반들이 칸다하르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압둘라 장관은 동부 도시 잘랄라바드에서는 `인민봉기'가 있었다고 말했으며, 미국 정보기관은 탈레반군이 북부 아프간의 마지막 거점인 쿤두즈도 포기하고 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축출됐던 부르하누딘 라바니 전 대통령이 "필요할때" 카불로 돌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니스 카노니 북부동맹 내무장관은 3천여명의 치안군이 카불에 배치돼 질서 유지와 국제기구 사무실 보호 임무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적십자사와 파키스탄 대사관을 포함한 일부 사무실은 약탈을 당했다.

북부동맹의 특수 치안부대는 지난 9월 자살폭탄 테러로 사망한 아흐메드 샤 마수드 전 북부동맹군 사령관의 얼굴 사진을 부착한 차량을 타고 카불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카불ㆍ페샤와르ㆍ워싱턴 APㆍAFP=연합뉴스) don@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