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급락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조지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 현재의 저유가와 풍부한 석유 공급량을 이용해 장기적으로 국가에너지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전략비축유를 대폭 확충할 것을 행정부에 지시했다. 이에대해 석유감산과 유가부양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14일부터 석유장관회담을 개최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일제히 "좋은 소식"이라며 환영했다. 부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비용효율적인 방법을 동원, 현재 5억4천400만배럴인 전략비축유를 최대 저장능력 한계인 7억배럴까지로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 에너지부는 국제원유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함에 따라 전략비축유를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으며, 기존 계획에 의하면 내년말까지 4천800만배럴의 원유가 추가로 비축될 예정이었다. 행정부 관리들은 이같은 전략비축유 확충 결정이 반(反)테러 전쟁이나 석유 공급차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빈에서 석유장관 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OPEC 의장인 차킵 켈릴 알제리 석유장관은 "미국의 전략비축유 확충은 우리(OPEC)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OPEC 회원국들은 유가급락을 막기위한 감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빈에서 석유장관 회담을 개최할 예정이지만 감산 합의나 비회원국들의 동조를 이끌어낼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이번 조치 발표후 런던 시장에서 북해산브렌트유 12월인도분 가격이 배럴당 20.95달러로 0.54달러가 상승했으며 뉴욕 시장에서도 12월 인도분경질유 선물가격이 배럴당 0.52달러 오른 21.75달러에 형성되는 등 유가가 강세를 나타냈다. 민간 경제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유가의 급락추세를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유가안정을 위해 측면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했다. (워싱턴.빈 AP.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