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민당-녹색당 연립정부가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둘러싼 갈등으로 붕괴 위기에 처하고 있는 가운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신임투표를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지고 나아가 연정 파트너를 교체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독일의 정계개편 움직임이 급류를 타고 있다. 슈뢰더 총리는 아프간 파병안을 놓고 의회에 신임투표를 요청할 것이라고 페터슈트룩 사민당 원내의장이 13일 밝혔다. 사민당 소식통들도 슈뢰더 총리가 이번 신임투표로 연립정부의 지지기반을 확보하길 원한다면서 신임투표는 16일 실시되고 15일로 예정됐던 하원의 아프간 파병안표결은 연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독일 언론들은 이날 슈뢰더 총리가 집권 사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녹색당과 결별하고 야당인 자민당과 새로운 연정을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녹색당의 반대로 아프간 파병안의 의회 통과가 불투명한가운데 슈뢰더 총리가 연정 파트너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지난 6일 미국이 독일군의 아프간 전쟁 참전을 요구해옴에 따라 3천900명의 병력을 아프간 전선에 파병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독일 dpa 통신은 녹색당내 8명의 의원이 파병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심지어 사민당내 일부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슈뢰더 총리는파병안 표결 대신 신임투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지난 8월 마케도니아 파병안 표결시 녹색당이 반대했으나 야당의 찬성으로 통과된 데 이어 이번에도 녹색당이 반대하고 있는 데 대해 슈뢰더 총리가 분노하고 있다고 전하고 이에 따라 신임투표를 통해 연정 파트너를 교체하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슈뢰더 총리는 최근 귀도 베스테벨레 자민당 당수 등 자민당 지도부와 만나 새로운 연정을 구성하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연정파트너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 1969년부터 1982년 사이에 사민당 출신의 빌리 브란트 총리와 헬무트 슈미트 총리는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바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송병승 특파원 songb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