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관계자들은 12일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도시 마자르-이-샤리프가 반(反) 탈레반 북부동맹군에 점령된 이후 현지에서 약탈, 납치, 무장괴한들의 횡행, 약식 처형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린지 데이비스 세계식량계획(WFP) 대변인은 북부동맹군이 지난 9일 점령한 마자르-이-샤리프가 `일촉즉발'의 상태에 놓여있다고 밝혔으나 어느 측에서 이같은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데이비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약탈과 민간인 납치, 어느 쪽에도 소속돼 있지 않은 무장괴한들의 무법 행동 등에 관한 보고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이 도시의 일각에서는 시가전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마자르-이-샤리프에 있는 WFP 창고 한 곳에서 89t의 구호식량을 약탈당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내용에는 언급을 회피했다.

또 유엔조정관사무실의 스테파니 벙커 대변인은 "마자르-이-샤리프에서 폭동사건과 약식 처형이 벌어지고 있다는 미확인 보고가 있다"고 말했으나 "그 규모와 구체적인 상황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의 형철호 씨는 북부동맹군이 300개의 우물용 펌프, 150점의 가족용 텐트 등 UNICEF의 구호품을 실은 트럭 10대를 압류했고, 탈레반 전투원들이 북부동맹군에 밀려 철수하면서 UNICEF 차량들을 약탈해 갔다고 밝혔다.

북부동맹군의 지휘관들은 인구 20만명의 마자르-이-샤리프를 300여명의 보안군이 장악토록 한다는 계획에 따라 자기 병사들의 대부분에 대해 시내로 진입하지 말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으나, 200여명의 탈레반 전투원들이 한 학교에서 북부동맹군과대치하고 있는 등 상당한 저항이 있다는 보고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WFP의 구호식량 330t을 실은 트럭 22대가 지난 주말 아프간중부 도시 바미얀으로 향하던 중 미국의 폭격으로 발생한 유산탄을 맞아 전파되거나 반파돼 싣고 가던 식량의 80%가 못쓰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미국의 아프간폭격으로 여성과 어린이들이 가장 많이 희생되고 있다면서 민간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우즈베키스탄의 내륙 항구도시인 테레메즈항에서는 이날 아프간 북부지방의 난민들을 구조하기 위한 WFP의 구호식량의 선적이 개시됐다.

(이슬라마바드.테르메즈.뉴델리 AP.AFP=연합뉴스) d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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