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반군 북부동맹이 12일 수도 카불로 진격, 6km이내에 진입한 가운데 탈레반 병력 일부가 카불을 포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동부 쿤두즈 일부와 서부 전략도시 헤라트, 중부 바미얀주(州)를 이미 장악한북부동맹은 이날 오후 카불 북쪽에서 탈레반 전선을 밀어내고 카불의 관문인 샤카르다라마을에 병력 6천명을 주둔시켰다고 압둘라 압둘라 북부동맹 외무장관이 밝혔다. 그는 이날 북부에서 카불에 이르는 2개의 도로를 따라 상당한 전과가 있었으며소위 '구(舊)도로' 전선에서는 별 저항없이 트럭에 탑승, 해당 지역을 접수했다고덧붙였다.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은 런던근교 노스우드 합참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북부동맹이 지난 9일 탈레반 무장세력을 퇴각시키고 우즈베키스탄 국경과 인접한 마자르-이-샤리프를 함락시키는 등 아프간 북부에서 신속한 진격을 이루는 과정에서해병 특공대 등 영국군이 공습과 지상전 사이에서 빈 틈없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수행했다"고 말하고 "북부지역에서 탈레반의 붕괴속도는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부동맹의 카불 진격을 반대해 온 미국과 영국, 독일 등 대테러전쟁 '연합국'들은 탈레반이후 권력공백속에서 새로운 피의 살육전이 전개될 것을 우려,이들의 전과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제적 압력과 관련, 북부동맹 관리들은 안보우려가 제기되지 않는다면 카불에진입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 종전 입장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압둘라 외무장관은 "탈레반이 카불을 수복하려한다면 카불내 보안병력이 있어야한다. (그러나) 우리는 카불에 진입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게 우리의 초점"이라고 말하고 "카불진입을 원치않아 (진격을) 멈췄다"며 구 도로 끝의 샤카르다라마을이 '종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의 한 관계자도 북부동맹이 카불에서 6-8km지점에서 진격을 멈췄음을확인했다. 카불 관문에 바짝 접근한 북부동맹 병사들은 녹색과 황색 깃발, 테러후유증으로숨진 반군지도자 아메드 샤 마수드 장군의 초상화를 흔들어대며 "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쳤다. 북부동맹은 '신(新)도로' 작전에서는 탈레반 병력의 부분적인 저항이있어 카불 20km지점까지 진격했다고 밝혔으며 반군의 진격에 따라 탈레반 상당수가수도를 떠나 남부 칸다하르나 동부지역으로 병력을 이동하고 수백명이 투항했다고주장했다. 북부지역에서는 쿤두즈주 일부만 유일하게 탈레반의 영향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무장세력은 반군이 카불 관문까지 깊숙이 진입하자 공격태세를 조여 시내로 진입하는 주요 길목에 탱크를 배치하고 중무장한 병사들을 싣은 트럭들이 분주했다. 로켓추진 수류탄발사기와 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 등으로 무장한 탈레반 병사들은 시내로 통하는 곳곳에서 차량검색과 신분증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압둘 살람 자에드 파키스탄주재 탈레반 대사는 그러나 "우리는 카불을 방어하기로 결정했다. 탈레반은 카불을 통제하고 있으며 도시는 평화롭다"고 말하고 "반군이카불 근처에 도달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는 다른 곳에 진지를 구축, 강화하고 있다"고 밝혀 탈레반이 카불을 포기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를 일축했다고 아프간 이슬람통신(AIP)이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목격자들은 해가 떨어지면서 탱크와 장갑차, 탈레반 병사를 실은차량 수십대가 카불을 벗어나 탈레반 본거지인 남부 칸다하르쪽으로 향하고 있다고전했다. 미국은 앞서 B-52 폭격기 1대와 최소한 두대의 F-18 전투기를 동원해 약 2시간에 걸쳐 카불 북부 50km 지점의 탈레반 전선을 융단폭격했다. 아프잘 아만 북부동맹 야전 사령관도 본격적인 작전에 앞서 AFP통신과 회견에서"우리는 카불의 관문으로 진격키로 결정했으나 수도 내부로 들어가진 않을 것"이라면서 "30분후 또는 1시간내 공격을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부동맹은 이와 함께 탈레반이 완강히 저항해왔던 서부의 헤라트를 장악했다고밝혔으며 이란관영 IRNA통신도 이를 확인했다. (카불.자발 사라지.이슬라마바드 AFP.AP=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