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동맹이 아프가니스탄내 일부 지역을 장악, 전세가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수도 카불 진격 등 확전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포함한 미 행정부가 지난 주 이미 전략요충지 마자르-이-샤리프를 장악한 데 이어 주말 바미얀 등 주요 도시들을 장악한 북부동맹에 아프간집권 탈레반 정권에 타격을 가하되 수도 카불만은 진주하지 말도록 경고하고 있으나반군세력은 11일 카불 진격을 공언, 대테러 응징은 향후 소강상태에 접어들든지 아니면 본격적인 지상전으로 전개될 지의 기로에 섰다. 압둘라 압둘라 북부동맹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불 북부에 5천여병력을 배치하고 있다"며 진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또 미 정부의 잇단 경고에도 불구, "미국의 우려를 이해하지만 카불내 파슈툰족이 타지크, 우즈벡, 하자라계가 주류가 된 북부동맹에 심한 반발을 일으킬 것이라는 우려는 파키스칸의 선전전일 뿐"이라고 일축, "파키스탄의 구상에 따른 미국의 대아프간 정책을 원치 않으며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실 반군 북부동맹의 '존재의 이유'는 탈레반 붕괴와 권력장악, 결국 카불을 접수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북부동맹 자체 병력과 화력으로는 독자적인 작전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반군의 전과가 지난 10월7일이후 B-52 등을 동원한 미국의 융단폭격 지원이 결정적이었듯 카불까지 탈환하려면 대규모 지상병력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부 관측통들은 겨울이 오기전 미-북부동맹 합동작전이 전개될 것이라는 '지상작전 시나리오'를 조심스럽게 예상한다. 즉, 1단계로 우즈베키스탄에 주둔, 대기중인 특수부대 병력이 아프간에 투입돼 합동작전을 벌이고 2단계로 탈로칸과 쿠나르 등이 위치한 북부지역에 대한 안전구역을 설정해 아프간내 요소요소에 미군을 공수, 본격적인 지상군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공습과 특수부대 투입을 병행, 탈레반이 장악한 남부지역에서 점진적인 소모전을 전개할 것이라는 것이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도 대테러전쟁은 "거칠고, 길며, 힘겨우면서도 더러운 작업'이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탈레반 사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북부동맹의 전과와 관련, 탈레반은 이미 1달전 카불 동부에서 칸다하르 등 아프간 남부로 병력을 후퇴할 계획을 세워놓았으며 이 전략에 따라 카불을 버리고 파슈툰족이 다수를 차지하는 전략지역을 통제할 것이라고 말해 탈레반의 '전략상 후퇴'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밖에 미국의 대테러 전쟁에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한 파키스탄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친탈레반노선에서 선회, 미국에 동조하고 있지만 파키스탄은 '탈레반 이후' 아프간 정부가 적대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 파슈툰족이 주역을 담당할 새로운 정부를 원해 우즈벡, 타지크, 하자라계가 주류인 북부동맹의 권력 장악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은 어쨌든 '9.11 테러참사' 꼭 두달만에 동절기와 내년 봄 확전에 대비, 영국,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요 동맹국들을 주축으로한 다국적군 확대편성에 박차를 가해 대규모 지상공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미ㆍ영주도의 공습을 병행한 제한적인 지상전을 폈으나 최근 나토회원국과아시아 우방에게 "말만의 지지가 아닌 행동"을 강력 촉구, 병력지원을 요청하고 나선 것으로 볼 때 혹한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지상전을 전개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