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7일 이슬람 금식월인 라마단 기간에는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습에 반대한다는 뜻을 다시 천명했다. 유럽 순방과 유엔총회 참석길에 나선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공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뉴욕에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만나면 이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의 이번 터키에서의 발언은 미국의 라마단 공습 방침에 대한 이슬람권의 반발을 우려해 나온 것으로 서방 지도자들과 만났을 때 밝힌 기존 입장보다 훨씬 더 강경한 것이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또 "아프간에서의 군사작전은 단시일 안에 집중적으로 실시돼야 하며 가능한 한 빨리 끝나야 한다"고 말하고 "부차적인 피해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와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지난 4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무샤라프 대통령과 만나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라마단 기간에도 아프간에 대한 군사행동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란을 전격 방문해 모하마드 레자 아레프 이란 부통령과 만나 아프간 사태를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이와 불화관계 등을 논의, 아프간 사태를 둘러싼 양국간 공조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탈레반 정권의 집권을 지원해온 파키스탄은 미국의 공습을 전폭적으로 도와주고 있는 반면 오래 전부터 탈레반 정권을 반대해온 이란은 미국의 군사행동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프랑스와 영국을 차례로 방문해 아프간 사태를 논의하며 10일에는 미국에 도착해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이어 부시 대통령과 만나 탈레반 정권붕괴 이후 문제 등을 논의한다. (이스탄불.테헤란 AFP.교도=연합뉴스)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