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치러진 뉴욕시장 선거에서 공화당의 마이클 블룸버그 후보가 승리한 것은 뉴욕시민들이 경기침체, 테러사건 후유증의 치유,맨해튼의 재건 등 뉴욕시가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는 시점에서 보다 실리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속 당이 문제가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뉴욕시를 누가 구제해 낼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유권자들이 표를 행사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의 비율이 5대 1이 될 정도로 민주당세가 매우강한 뉴욕에서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에 이어 다시 공화당 시장이 뉴욕시의 관리를맡게 된 결과를 낳게 됐다. 블룸버그 후보의 뉴욕시장 당선은 그가 과연 기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한 것 처럼뉴욕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만큼 앞으로 4년간 뉴욕시정을 책임지게 될 블룸버그 당선자가 안게 되는 부담은 과거 어느 시장 보다도 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시민들이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사건으로 받은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이들이 하루 속히 정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우고 지원하는 것이시급한 과제다. 이 점에서는 현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이 새삼스럽게 시장 부임 첫 4년간 누렸던인기를 되찾을 정도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했기 때문에 그 뒤를 잇는 후임자 입장인 블룸버그 당선자는 더욱 큰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 틀림없다. 이 와중에 그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예산적자의 해소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어가는 지역경기의 부양, 맨해튼 재건 관련 예산의 조달 등 현안을 시급히 해결하지않으면 안된다. 시 예산실에서는 올 회계연도에 세수가 7억3천800만달러가 구멍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 7월1일부터 시작되는 2002회계연도에는 30억달러의 예산적자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회계전문가들은 적자폭이 60억달러까지 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경찰인력, 청소인력, 교사 등의 감원을 초래해 결과적으로 시민들에 대한서비스가 약화되는 결과가 나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줄리아니 시장이 줄여놓은 범죄가 경찰인력의 감소로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다. 맨해튼의 재건도 역시 힘든 일이다. 뉴욕시가 월드트레이드센터가 있었던 때와같은 상태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2년간 1천50억달러가 필요하다. 이중 400억달러는 보험금으로 돌려받지만 뉴욕시는 나머지를 연방정부가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부분이기 때문에 연방정부와 의회가 쉽게 지원을 해 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어떤 형식으로든 건물이 다시 들어서면 기업들이 되돌아 올 것이냐는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테러사건 이후 월드트레이드센터 입주기업들은 맨해튼중부지역이나 인근 뉴저지 동부지역으로 새 자리를 찾아 나갔다. 이들이 다시 제자리로 찾아올 수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일도 새 시장이 해야 할 일이다. 블룸버그 당선자가 기대하는 것 처럼 뉴욕시의 관리가 기업경영하는 것 처럼만되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가 지적했듯 블룸버그 당선자는 블룸버그통신이라는 개인기업의 회장으로서 모든 것을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었지만 뉴욕시의 업무에는 온갖 이해가 충돌하게 돼 있다. 블룸버그 당선자가 이를 어떻게 요리해 나갈지 주목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