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 최고 권력자인 모하메드 오마르가 3년전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사우디 아라비아에 인도하는데 동의했었다고 전 사우디 정보책임자의 말을 인용, 영국 BBC방송 인터넷 사이트가 4일 보도했다. 9.11 미국 테러참사 직전까지 사우디의 대외정보 책임자였던 투르키 알-파이잘 왕자는 이날 일간지 '아랍 뉴스'와 MBC-TV 등 사우디 언론과의 이례적인 인터뷰에서빈 라덴에 대한 인도협상이 막판에 어긋난 경위에 대해 소상히 밝히면서 이같이 전했다. . 투르키 왕자는 이와 관련해 탈레반 최고지도자인 오마르와 빈 라덴 인도문제를 논의하기위해 두 차례에 걸쳐 은밀히 아프간을 방문한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사우디 태생 반체제 테러리스트인 빈 라덴은 이미 아랍 영토에서 미군 축출을 주장, 사우디 정부를 당혹스럽게 만들던 상황이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BBC방송은 이들 사우디 언론을 인용, 투르키 전 해외정보 책임자는 오마르가 빈라덴을 넘겨주는데 합의, 이를 다룰 사우디-아프간 공동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런던을 거점으로 하고있는 사우디의 유력한 반체제인사인 사아드 알-파키흐 박사는 오마르는 절대로 그의 손님인 빈 라덴을 넘기는 데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이 방송은 덧붙였다. 사우디-아프간 비밀접촉은 어쨌든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주재 미 대사관 폭탄테러사건뒤 결렬됐으며 당시 미국은 빈 라덴을 배후로 지목, 비난하는 동시에 아프간과 수단에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물리적인 응징에 나섰다. BBC방송은 미국의 아프간공격이후 투르키 왕자가 아프간을 재차 방문했지만 탈레반 정권은 당초의 결심이 바뀌어 있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투르키는 탈레반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훗날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빈손으로 돌아왔다는 것이다. 한편 투르키 사우디왕자는 사우디내 빈 라덴 동조자들이 상당수가 있다고 말하면서 빈 라덴은 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며 알라(神)가 그를 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