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4일 이슬람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라마단 기간 중 아프가니스탄 공습을 계속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중앙.서남아시아 5개국 순방 중 4번째로 파키스탄을 방문한 럼즈펠드 장관은 이날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라마단 문제와 관련한 파키스탄과 이슬람권의 감정을 민감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로선 공습을 중단할 만한 여유를 가질 수 없다"고 못박았다. 앞서 무샤라프 대통령은 오는17일께부터 시작하는 이슬람 금식월 라마단 기간 중 미군이 공습을 계속할 경우 이슬람 국가들에 매우 부정적인 결과를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추가 테러위협이 믿을만한 현실로 존재하고 있고 테러리스트들은 다시 수천명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며 "우리의 임무 중에는 지역의정서를 세심하게 살피는 일도 포함되지만 그보다는 현존하는 테러 조직망을 최대한공격적으로 척결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함께 회견한 압둘 사타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은 무샤라프 대통령과 럼즈펠드 장관이 탈레반 전복 이후 아프간 거국정부 구성을 촉진하기 위해 양국이 공동 노력한다는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갖고 있는 아프간 과도정부 복안에 따라 정치적 목표를 실현하는 전략에 관해 협의했다고 사타르 장관은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이어 그간 계속된 미군의 공습으로 탈레반이 정부로서 제대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탈레반은 전차와 지대공 미사일, 스팅어 미사일을 보유한 채 고립 지역에서 군사력을 통해 권력을 행사하고 있을 뿐 더 정부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의 뜻을 아프간국민에게 강요하고 있을 뿐 국민의 생활은 도탄에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특히 미군이 탈레반 군사목표물에 공격을 가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탈레반이 이슬람 사원을 군지휘센터와 무기저장시설로 이용하고 있으며, 민간인 사상자가 1천500명에 달한다는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즈베키스탄에 이어 파키스탄을 방문한 럼즈펠드 장관은 무샤라프 정부에도 추가적인 군사협력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미군측에 자코바바드와 파스니 등 4개 공군기지를 사용토록 허용했다. 앞서 럼즈펠드 장관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회담 후 아프간을 겨냥한 대(對) 테러 군사작전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탈레반의 카리 아흐마둘라 정보책임자는 아프간내 주요 반군 사령관 중 한명인 모하마드 하니프가 전날 북부 타크하르 지방에서 40여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탈레반 진영에 투항했다고 주장했다. (이슬라마바드 AFP dpa=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