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투르키 알-파이잘 왕자는 3일 사우디 출신인 오사마 빈 라덴이 9.11 테러의 배후라고 밝혔다. 투르키 왕자는 9.11 테러 발생 직전에 사우디 정보기관장 자리에서 물러난 인물로, 사우디의 책임있는 당국자가 빈 라덴이 9.11테러의 배후임을 공개적으로 언명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투르키 왕자는 이날 국영 MBC TV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빈 라덴)가 그 일을 했다는 것은 의심할 바가 없다. 그는 변명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빈 라덴이 미국 군인과 시민을 공격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위협하고 미국의 모든 납세자가 공격 목표라고 말하는 등 9.11 테러를 전후해 자신이 이번 공격을꾸몄음을 여러 차례 시사했다고 강조했다. 투르키 왕자는 "빈 라덴은 세계가 부패하고 믿음이 없다고 믿기 때문에 전세계와 싸우려는 야망을 갖고 있다"면서 "그는 죽을 때까지 이 목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파드 국왕과 압룰라 빈 압둘 아지즈 왕세자의 지시로 지난 1998년6월아프간 칸다하르를 방문, 탈레반 최고 지도자 물라 오마르로부터 빈 라덴을 사우디로 넘기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으나 그해 8월 미국의 아프간 공습이 실시되면서 빈 라덴 인도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물라 오마르는 당시 빈 라덴 인도에 동의하면서 이를 담당할 합동위원회 구성을제안했었다면서 아프간 공습후인 9월 두번째로 칸다하르를 방문했으나 오마르는 사우디 왕가를 비난하면서 마음을 바꿨다고 투르키 왕자는 설명했다. 투르키 왕자는 오마르에게 당시 "당신은 이번 일을 후회할 것이다. 그리고 아프간 국민들도 이에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소개하면서오마르와 빈 라덴은 같은 이데올로기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빈 라덴과 과거 수차례 만난 적이 있으며 구(舊) 소련군에 맞서 싸우던 아프간 무자헤딘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투르키 왕자는 고(故) 파이잘 국왕의 아들로 20년 이상 사우디 정보기관의 책임자로 일해 왔다. (리야드.카이로 AFP.AP=연합뉴스)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