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아프간 공습을 비판, 미국이 베네수엘라 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등 양국간 외교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전국에 방송된 TV 프로그램에 출연, 공습동안 숨진 아프간 어린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프간 공습은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또 "또다른 테러로 테러를 응징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나의 이런 주장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다른 국가 지도자들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는 "차베스 대통령의 주장은 매우 놀랍고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미 정부는 또 지난 1일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항의 표시로 베네수엘라주재 도너 흐리너크 대사를 소환했다. 흐리너크 대사는 오는 7일 카라카스로 귀환할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측은 대테러전쟁에 대해 지지를 표명할 수도 있지만 반대 의견을 개진할 수도 있다며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루이스 알폰소 다빌라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1일 "차베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불편해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일로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3년전에 집권한 차베스 대통령은 그동안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온 데다 지난해에는 이라크를 방문,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회담을 가져 미국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카라카스 AP=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