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달 29일 통일에 도움이 되는 것을 전제로 국호인 '중화인민공화국'을 '중국'으로 바꿀 용의가 있다며 양안 통일 실현의지를 강력히 내비친 것으로 밝혀졌다. 장 주석은 수 일 전 중난하이(中南海)에서 대만의 중국통일연맹 대표단을 접견, 양안(兩岸)이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대만)을 놓고 불필요한 국호 논쟁을 벌여온만큼 이를 '중국'으로 바꿔 소모적인 논쟁을 중단하자"고 제안했다고 홍콩경제일보가 2일 보도했다. 중국통일연맹의 왕진핑(王津平) 주석은 1일 대만대 동창회관에서 대륙방문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장 주석이 국호 개칭 용의 발언을 했다고 소개했다. 왕 주석과 왕샤오보(王曉波) 부주석 등 20여명은 지난 달 23일 중국의 전국대만동포친목회 초청으로 대륙을 방문, 장 주석과 왕자오궈(王兆國) 정협(政協) 부주석 등을 예방, 양안 통일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장 주석은 대표단 접견시 "대만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이유는 대만내에 '닭의 머리가 될지언정 소의 꼬리는 되지 않겠다'고 고집하는 인사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만이 `하나의 중국' 원칙만 수용한다면 양안 최고 지도자들이 언제라도 상호 방문, 회담할 수 있으며 자신도 대만을 찾아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일자 홍콩 일간 명보(明報)에 따르면 97년 사망한 덩샤오핑(鄧小平)은 지난 83년 미국의 중국 연구가인 양리위(楊力宇) 접견시 "문제의 핵심은 조국통일이다.통일에만 도움이 된다면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인민'이란 낱말을 빼는 등 국호 변경도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97년 중국의 대만 협상창구인 해협회(海協會)의 왕다오한(汪道涵) 회장은 상하이에서 대만의 쉬리눙(許歷農) 회장과 회담시 "하나의 중국은 '중화인민공화국'이나 '중화민국' 등 어느 것과 동일시할 수 없다"고 강조, 눈길을 끌었다. 이는 대만을 하나의 성(省)정부로 인식했던 대륙의 '하나의 중국'에 대한 입장이 종전에 비해 크게 완화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