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청(FDA) 청사에서 1일 탄저균포자가 발견되는 등 세균 테러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은 채 미국인들을 불안에 떨게하고 있다. FDA대변인은 워싱턴DC와 인접한 메릴랜드주 록빌에 있는 FDA 청사내 우편물처리실 5곳 가운데 4곳이 1차 검사결과 탄저균 포자가 발견됐다고 밝히고 "그러나 최종결과는 아니며 하루 정도가 더 지나야 최종 검사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FDA 우편물처리실은 워싱턴 일대 탄저균 확산의 통로로 지목된 브렌트우드 우체국을 경유해 우편물을 받는 곳은 아니어서 탄저균 포자의 새로운 유통경로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저균 감염사실이 확인된 후 FDA 우편물처리실 직원들에게는 항생제가 투여됐으며 해당 사무실이 폐쇄되고 우편물 처리업무가 중단됐다. 워싱턴에서는 지난달 15일 토머스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의 보좌관실에서 탄저균에 감염된 편지가 발견된 이래 백악관, 의회, 대법원, 국무부, 법무부, 보건부, 중앙정보국(CIA) 등의 우편물처리실에서 탄저균 포자가 확인되는 등 시간이 갈수록 탄저균 감염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는 탄저균 감염사례가 동부지역에 국한됐었으나 1일에는 미주리주(州) 캔자스시티의 한 우체국에서도 탄저균 포자가 발견돼 세균테러 공포가 중서부지역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주리주 보건책임자인 렉스 아처씨는 캔자스시티에서 가진 언론브리핑에서 아직 탄저균 감염 증세를 보인 직원은 없다고 밝히고 그러나 국립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우체국 직원 204명 전원에게 항생제 투여를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1일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나 소재 미 대사관에서 배달된 우편물에서 탄저균 포자 양성반응이 나왔다. 이 우편물은 이번주초 탄저균 포자가 발견된 바 있는 미 국무부에서 발송된 외교우편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외 미국 공관에서 탄저균이 발견된 것은 이번주 초 페루 주재 미 대사관에 이어 두번째다. 뉴욕에서는 역학전문가들이 전날 맨해튼의 이비인후과병원에서 호흡기 탄저병으로 숨진 베트남계 이민 캐시 응구엔(61)의 친지들을 인터뷰하고 아파트와 직장 등그녀의 평소 행적을 그대로 추적하며 감염 경로 캐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탄저균 테러가 지난달초 처음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확인된 탄저병 환자 16명은 대부분 우편 업무나 언론계 종사자들로 탄저균에 감염된 편지를 만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으나 응구엔의 사망은 이러한 감염 경로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역학 당국의 비상한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수사당국이 탄저균 감염 우편물을 발송, 세균테러공포를 야기하고 있는 범인들을 반드시 검거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1일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탄저균 테러 문제를 담당한 수사관들을 신뢰하고 있으며 범인들을 반드시 검거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