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미 아프가니스탄에 지상군을 일부파병한 것으로 드러나 지상 전투 돌입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하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30일 워싱턴을 방문한 제프 훈 영국 국방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아프간 북부에 소수의 지상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반군세력인 북부동맹을 지원하고 공습을 유도하는 연락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우리는 그 나라에 매우 적당한 수의 지상군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하고 아프간 남부에도 침투와 철수를 반복하는 다른 부대들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최고위 관리가 지상군 파병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럼즈펠드 장관은 수 백명에도 못미치는 소규모라고 밝혔으나 증파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나 한국전, 또는 걸프전 당시 보유했던 정도의 지상군이아닌 것은 사실이나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럼즈펠드 장관은 지상군이 북부동맹과 매우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으며 탈레반군목표물들을 미군 폭격기에 알려 주고 있다고 말하고 "그들이 현재 그곳에 있기 때문에 (폭격의) 효율이 향상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날 아프간 공습 24일째를 맞아 폭격기 100여대를 동원, 탈레반군과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조직 알 카에다의 은신지에 맹폭을 퍼부었다. 미군 합참 작전차장인 존 스터플빔 해군 소장은 지상군의 아프간 주둔이 "불과며칠 밖에 안됐다"고 말하고 "우리는 전투 병력의 지상 투입에 따른 위험한 요인을감수하고 있으나 이는 계산된 위험이며 계획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스터플빔 소장은 탈레반과 갈등 관계에 있는 파슈툰족이 있는 아프간 남부 지역에 대해 "우리는 북부에서처럼 초대받지 않았다"고 말해 아직 남부에는 지상군이 주둔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 한편 훈 장관은 영국이 정예 특수부대를 아프간 인근에 파견해 놓고 있으나 "현재 (아프간에 투입된) 지상군은 없다"고 못박았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