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의 시사프로그램「손석희의 시선집중」(매주 월~토요일 오전 6시 5분)이 미국의 대(對)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세계적인 관심을 끈 카타르의 뉴스전문 위성방송 '알 자지라'TV의 보도책임자를 전격 인터뷰해 주목된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손석희 아나운서는 30일 오후 3시 30분부터 1시간에 걸쳐 MBC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국제전화를 통해 '알 자지라'의 보도책임자(Chief Editor)인 이브라힘 힐랄씨와 영어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인터뷰한 내용은 31일과 11월 1일 이틀간 「손석희의 시선집중」3,4부(7시20분 시작)를 통해 우리말로 더빙돼 방송된다. 카타르에서 아랍어로 방송하는 '알 자지라'(아랍어로 `섬'이란 뜻)는 탈레반 정권이 아프가니스탄 전쟁 상황을 세계에 알리는 유일한 창구로 활용한데 힘입어 빈라덴에 대한 특종을 잇따라 터뜨리면서 최근 국제적으로 성가를 높이고 있는 방송사다. 다음은 이날 MBC가 공개한 인터뷰 내용 요약. --`알 자지라' 방송에 대해 설명해달라. ▲한국에 '알 자지라'를 소개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우리는 아랍어 방송이다.앞으로 영어방송도 하고 영어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한편 영자신문도 낼 계획이다.기자는 43명이고 전세계 25곳에 파견돼 있다. --`알 자지라' 방송이 초기에는 아랍국가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데. ▲지금도 어떤 정부와도 좋은 관계가 아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진실을 전달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왜곡하지 않고, 진실만 전달하기 때문이다. -- 왜 탈레반이 `알 자지라'에게만 취재를 허용했다고 생각하나. ▲2년 전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균형 잡힌 시각에서 보도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제는 우리만이 아프간 취재의 유일한 매체가 아니다. 로이터, AP 통신이아프간에 있고 31일에는 두바이와 일본 방송이 아프간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아프간에는 `알 자지라' 기자 몇 명이 취재중인가. ▲칸다하르와 카불 각 1명씩 2명이다. -- 탈레반 정부의 검열은 받지 않나. ▲검열은 전혀 없다. 탈레반은 지금 위태로운 정부지만 그렇다고 우리 특파원을통제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탈레반보다 더 강한 종족들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 미국 공격이후의 피해상황은. ▲특파원이 카불과 칸다하르 상황만 전해오기 때문에 전체적인 피해 상황을 알수 없다. 확신할 수 있는 것은 그런 공격에도 불구하고 탈레반이 아직 상당수의 군사장비와 지대공 미사일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폭격이 사실은 군사지역보다는 비군사지역에 이루어졌다. -- 미국과 영국의 탈레반 전복 가능성은. ▲가능하다. 하지만 폭격만으로 전복하기는 어렵다. 미국은 우군을 얻어야 하는데 북부동맹의 압둘 하크 장군을 잃은 것은 미국으로서 큰 손실이다. 전 국왕은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인물을 찾기에는 길이 너무 멀다. -- 빈 라덴에 대한 정보를 얘기해 달라. ▲아무런 정보가 없다. 하지만 탈레반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아직도 아프간 내에 있고 살아있다. 그러나 어디에 있는지는 나도 좀 알았으면 좋겠다. -- 민간인 피해자는 얼마나 되나. ▲탈레반 쪽에서는 1천700명 정도라고 얘기하고 있다. 절대적으로 믿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한 군데에서 93명이 죽는 걸 봤다. 우리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500명정도가 3주 동안의 폭격으로 죽었는데, 탈레반이 주장하는 숫자는 잘랄라바드와 해리트 지역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탈레반의 주장이 맞는 것으로 보인다. -- 어린이들의 참상에 대해 얘기해달라. ▲굶주린 아이들이 아무 것이나 먹는 등 여러분들이 보는 것보다 상황이 훨씬나쁘다. -- 이 전쟁이 어떻게 될 것 같나. ▲탈레반 전복은 지상전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지상전에서 그들을 완전히 제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당연히 장기전이 될 것이다. -- 빈 라덴 인터뷰를 시도한 적이 있나. ▲우리는 CNN과 함께 그에게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빈 라덴은 자신이 카메라와 편집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대답을 기다리고 있을뿐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mingjo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