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지난달 11일 일어난 연쇄 테러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무부가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한 시리아, 리비아,수단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CIA는 지난달 비밀리에 고위 관리를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 파견해 현지 정보 관계자와 접촉했으며 리비아 정보 책임자와도 런던에서 회동했다. 이 국가 정보 책임자와 CIA가 무슨 말을 나눴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연쇄 테러와 관련해 CIA가 이 국가들에 도움을 청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CIA는 또 오사마 빈 라덴이 한때 머물었던 수단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빈라덴과 관련해 미국의 폭격까지 받은 적이 있는 수단은 표면적으로 반미적인 태도를취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알 카에다와 관련이 있는 중요 인물을 체포하는 등 미국의테러 전쟁에 적극 가담했다. CIA가 테러지원국인 이 국가들과 접촉하는 것은 연쇄 테러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린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방수사국(FBI)은 자체적인 수사만으로는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없게 되자 중동 테러조직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에게 눈을 돌렸다. 미국은 비록 알 카에다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해도 이 국가들이 중동과 유럽내 이슬람 테러조직에 관해 갖고 있는 정보 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국가들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등을 지원하고 있을 뿐 미국에 직접적인 위해가 되고있는 이슬람 근본주의에 입각한 테러단체와는 연관이 없다는 판단도 이 국가들에 접근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는 시리아는 70년대와 80년대 초 뿌리뽑기 위해 노력했던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연계한 알 카에다같은 테러조직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리비아도 팬암기 폭파사건 등으로 인한 제재를철회시키기 위해 최근 가시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으며 알 카에다와도 별다른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