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간 공습 장기화에 항의해 중동 국가들이 원유 감산 조치를 취할 것에 대비해 전략석유 비축분을 최대 7억배럴 규모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신문은 백악관, 의회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조지 W.부시 대통령이 '전례없는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하고 5억4천500만 배럴에 달하는 현행 석유 비축분을 1억5천만 배럴 이상 늘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975년 입안된 전략석유 비축제도는 석유공급 차단이나 유가상승에 대비, 루이지애나주 지하저장 시설에 유사시 사용할 석유를 비축하는 시스템으로 현행 비축량은 미국내 전체 수요로 볼 때 53일을 버틸 수 있는 양이다. 이 신문은 최대 규모의 석유비축 조치를 취하기 위해 ▲의회의 승인을 받아 석유비축 자금을 전용하는 방안과 ▲멕시코만의 석유회사들로부터 현금 대신 원유로로열티를 받는 방안 ▲두 가지를 혼합한 방안 등 세가지가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로런스 J. 골드스타인 원유조사기금 총재는 이와 관련, "원유시장이 언제 어떤 형태로 붕괴될 지 모른다"며 이슬람권인 중동 산유국들의 급격한 감산 가능성을 경계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