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아프가니스탄 집권 탈레반에 의해 처형된 전설적인 반군 사령관 압둘 하크 장군의 장례식이 28일 파키스탄-아프간 접경도시 페샤와르에서 `시신없이' 치러졌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친지들의 말을 인용, 28일 새벽 하크 장군의 시신이 국경을 넘어 자택이있는 페샤와르에 `잠시 넘어왔다' 다시 아프간으로 갔으며, 수르크루드 인근 히사루크 굴자이 마을 공동묘지에 안장됐다고 전했다. 그의 절친한 친구인 샨 바드샤 신와리는 탈레반이 시신을 넘겨주기로 했으나 파키스탄 정부가 모종의 조치에 의해 시신을 돌려보냈다고 주장했다. 하크 장군의 형제인 하지 딘 무하마드도 "파키스탄 국경검문소 보안요원들이 새로운 명령을 받았다며 시신 인도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 대변인 무하마드 유서프는 "탈레반측이 시신 인도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크 장군 자택 주변에는 파키스탄 정보부(ISI) 요원들이 서성대고 있었다고 친지들은 전했다. 친지들은 파키스탄 정부가 장례식 때문에 다른 문제가 생길까봐 "미리 수를 쓴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당초 이날 장례식에는 그를 영웅으로 받드는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신이 도착하지 않는 바람에 친지 150여명만이 참석했다. 한편 친지들은 하크 장군이 탈레반에 붙잡힐 당시의 정황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했다. 아프간 망명정치 조직을 이끌고 있는 신와리는 미군 헬기가 당시 현장에 온 것은 사실이며, 하크 장군과 함께 있던 일단의 추종자들 중에서 두 명을 구조했다고말했다. 그는 구조된 사람 중 한명은 미국인으로 `미스터 존'이라고 불리는 사람었다고 전했다. 탈레반측은 하크 장군과 두 명의 추종자를 26일 새벽 검거해 오후에 처형했다고밝혔지만 일부에서는 당시 하크 장군과 함께 있던 한두명의 미국인이 도망쳤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신와리는 하크 장군이 로버트 맥팔레인 전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게 위성전화로 `SOS'를 요청했고 미국이 마지막 몇 분간 구조 노력을 기울인 것은 사실이라고말했다. 그러나 미군기들이 공중 사격으로 탈레반 병사들을 타격할 때 하크 장군은이미 붙잡힌 뒤였다는 것이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