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탄저병 환자가 연일 속출, 탄저균의`무기화'가 확인됨에 따라 미 국민들 사이에 공포심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일 톰 대슐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 보좌관실에 우송된 편지에서 탄저균포자가 검출된 이후 불과 열흘 사이에 탄저균이 의사당과 국무부 심지어 백악관까지 확산돼 미 중앙 정.관계를 강타했다. NBC 방송,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사에도 탄저균 오염 편지가 우송돼 많은 직원들이 탄저균에 감염됐다. 더구나 22일부터 25일까지 불과 사흘사이에 2세의 소녀와 11세의 소년이 탄저병증세로 입원했고 의회 출입 여기자 한 명이 호흡기 탄저병 증세를 보였으며 뉴욕의 우편분류센터에서 탄저균이 검출되는 등 탄저균 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미 국민들은아연실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탄저균 테러로 우정공사(USPS) 직원과 언론사의 사진편집인 등 3명이목숨을 잃었고 11명이 탄저병 환자로 확인됐으며 수십 명이 탄저균 양성반응을 보였다. 특히 11명의 탄저병 환자 가운데, 치명적인 호흡기 탄저병 환자는 이미 사망한 한 명을 포함 모두 4명이다. 톰 리지 조국안보국장은 최근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테러분자들이 탄저균을 무기로 사용한 것이 분명하다"고 단언하고 "아직은 누구의 소행인지 모르지만 연방및 지방 정부의 자원을 총 동원해 그들은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지 국장은 미 전역의 보건기관들이 비상체제에 돌입했다고 밝히면서 대슐 원내총무에게 우송된 편지에서 발견된 탄저균 포자는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것보다 더 농축되고 미세해 치사율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 당국이 탄저균 테러 위협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상황에서 9.11 테러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새로운 테러위협에 시달리게된 미 국민들은 두려움 속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대부분이 오인 신고이지만, 탄저균 의심 물질을 발견했다는 신고가 하루에도 수없이 나오고 있고 공공시설 등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서는 시도때도 없이 비상 대피령이 내려져 사람들을 불안케 만들고 있다. 이같은 공포와 불안을 반영하듯, 탄저균 발견 이후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탄저균 항생제를 투여한 사람은 공식적으로 1만명에 이른다. 또 항생제의 부작용을 우려해 보건당국이 인터넷 등을 통해 항생제를 구입해 자가처방하지 말 것을 강력히 경고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항생제를 입수한 사람의 수는 점차 늘고 있다. 미 당국은 탄저균 우편 테러의 최일선에 노출돼 있는 미 우정공사(USPS) 직원 80여만명에 마스크와 장갑을 지급하고 우편분류센터에 대해 일제 소독을 지시했으며항생제 가격을 낮추고 판매를 확대하는 등 안감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탄저균 테러에 미 정부 조차도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사후약방문식의 대책이 미 국민들의 테러 공포를 누그러뜨리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onhapnews.co.kr